축구
[마이데일리 = 수원 이현호 기자] 수원월드컵경기장(빅버드) 홈 응원석이 파란색이 아닌 초록색으로 물들었다. 한쪽에는 ‘전북의 백승호’ 걸개가 걸려 있다.
전북 현대는 21일 오후 2시부터 빅버드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1 36라운드를 치르고 있다. 상대는 수원삼성이 아닌 수원FC다. 수원FC가 기존 홈구장 수원종합운동장 잔디 공사를 하는 관계로 빅버드를 임시 홈구장으로 쓰고 있다. 이곳 주인 수원삼성은 대구FC 원정을 떠났다.
공식적으로 이날 홈팀은 수원FC, 원정팀은 전북이다. 하지만 각 팀 팬들이 앉아있는 곳은 정반대여서 눈길을 끈다. 수원FC 관계자는 “저희가 잠시 빌려서 사용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우리 홈팬들 자리를 N석(홈석)이 아닌 S석(원정석)으로 정했다. 서로 불편함이 없기 위한 배려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자연스럽게 N석은 원정팬들을 위한 자리가 됐다. 이날 원정팀 전북의 팬들은 킥오프 1시간여 전부터 삼삼오오 N석에 집결했다. 전북 관계자는 "전주에서만 원정 버스 5대가 출발했다. 수도권에서 따로 합류한 팬들도 많다"라며 원정팬 규모를 들려줬다. 저마다 녹색 유니폼과 머플러를 두르고 N석을 채웠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끄는 응원 걸개가 있었다. 1층에 난간의 ‘전북의 백승호’와 2층 난간의 ‘전북의 황금중원 백승호’가 시선을 강탈했다.
백승호는 올해 초 독일 다름슈타트에서 K리그로 무대를 옮긴 미드필더다. 전북과 이적 협상을 펼치는 과정에서 수원삼성과의 갈등이 있었다. 공식적으론 원만한 합의를 이끌고 전북으로 이적했지만 아직도 껄끄러움은 남아있는 듯하다.
최근 이곳에서 열린 전북-수원삼성 경기에서 해프닝이 있었다. 백승호가 터치라인 부근에서 공을 경합하다가 심판에게 항의를 하자, 수원삼성 홈팬들이 백승호에게 야유를 보냈다. 그 전에 전주에서 열린 맞대결에서는 전북이 페널티킥(PK)을 얻었는데 키커로 백승호가 나섰다. 수원삼성 상대로 K리그 데뷔골을 넣은 백승호 “저와 수원 사이의 스토리를 기존 키커 일류첸코가 알고 있더라. 그래서 제게 양보해줬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날 빅버드에서 전북-백승호-수원삼성 사이의 미묘한 스토리가 하나 더 추가됐다.
[사진 = 마이데일리,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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