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조송화가 IBK 기업은행 사태에 대응하는 방법을 보면 김사니 코치와 닮은 점이 보인다.
두 사람 다 이번 사태에 대해 먼저 사과를 하지 않았다. 본인의 억울함을 주장할 뿐이었다. 자신의 입장을 강조하기 전 먼저 사과를 했다면 여론이 이렇게까지 악화되었을까?
우리는 김사니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첫 경기를 하던 그날을 기억한다. 당시 김사니 감독대행은 "서남원 감독의 폭언 때문에 팀을 이탈했다"라고 폭로하며 "나도 내가 지금까지 쌓아온 업적이 있다. 내가 이럴 수밖에 없었던 선택을 헤아려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미숙한 태도로 배구팬들을 실망시켰고 결국 자진사퇴를 하게 됐다.
그렇다면 조송화는 어떻게 대응했을까.
여자배구 IBK 기업은행 사태의 발단이 된 조송화가 약 3주 만에 드디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송화는 10일 오전 서울 상암동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열린 상벌위원회에서 변호사와 함께 참석했다. 두 손을 모으고 굳은 표정으로 참석한 조송화는 자신의 법률대리인을 통해 그동안 굳게 다물었던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조송화의 법무대리인 법무법인 YK의 조인선 변호사는 "조송화 선수는 팀을 나간 적이 없다. 무단이탈이 아니다"라고 말했고 조송화도 계속 선수로 뛰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조송화 측의 주장이 맞는다면 선수는 구단에 보고를 했고 서남원 감독에게 인사도 하고 나왔으며 구단이 제공한 차를 타고 이동을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그게 아니다.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조송화와 IBK 기업은행은 이번 사태로 크게 실망한 배구팬들에게 사과할 의무가 있다. 그들은 배구판을 쑥대밭으로 만들었고 팬들의 실망감은 아주 크다.
배구팬이 없으면 경기도 없고 선수도 없다. 조송화의 희망 대로 계속 선수로 뛰고 싶다면 팬들에게 사과부터 하는게 도리인 것이다. 그런데 조송화도 김사니 코치도 이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 김사니 코치는 자진사퇴할 때가 돼서야 눈물을 흘리며 사과했다.
한편 기업은행은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와 함께 프런트를 교체하고 새 감독을 선임하는 등 쇄신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논란을 일으킨 조송화는 아무런 사과가 없다.
[KOVO 상벌위원회에 참석한 조송화.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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