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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톰 홀랜드 표 스파이더맨 3부작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경계를 허물고 고차원의 세계를 끌어냈다. 통상 연작에서 대미라 하면 그간 벌여놓은 이야기를 한데 묶어 결말 내리는 거라 여기지만 '노 웨이 홈'은 보기 좋게 예상을 비켜나간다. '스파이더맨'을 보고 자란 전 세계 팬에게 바치는 '팬 서비스'라 할 만하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서 미스테리오(제이크 질렌할)에 의해 정체가 탄로난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톰 홀랜드)의 삶은 송두리째 흔들린다. '영웅'에서 '살인자'로 전락한 데다 MJ(젠데이아 콜먼), 네드(제이콥 배덜런)까지 스파이더맨의 절친이란 이유로 가는 곳마다 난관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마법사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를 떠올린 피터 파커는 그를 찾아가 "세상에 없던 것처럼" 온 세상이 자신의 존재를 망각하게 해달라 부탁한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시간을 되돌리는 주문을 외다 뜻하지 않게 시공간의 균열을 만든다. 이후 멀티버스가 열리면서 '스파이더맨 2'의 닥터 옥토퍼스(알프리드 몰리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의 일렉트로(제이미 폭스), '스파이더맨'의 그린 고블린(윌렘 대포) 등 각기 다른 차원에 존재하던 숙적들이 다시 돌아와 최악의 위기가 닥친다. 부제인 '노 웨이 홈'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린' 피터 파커의 모습을 암시한다.
마블 스튜디오 수장이자 '노 웨이 홈'을 제작한 케빈 파이기의 "멀티버스는 MCU 진화의 다음 단계"라는 자신감처럼 이 영화는 MCU 페이즈 4의 핵심인 멀티버스를 통해 MCU의 또 다른 가능성을 비춘다. 멀티버스는 다른 차원의 우주이자 서로 중첩되지 않는 세계관을 의미한다. 역대 스파이더맨의 뒤섞인 멀티버스는 재미를 넘어 깊은 감동을 안길 것이다. 알프리드 몰리나, 윌렘 대포, 제이미 폭스 등의 귀환도 반갑다.
거대한 스케일은 볼거리를 더한다. 닥터 옥토퍼스만의 기계 촉수는 압도적인 위력을, 일렉트로는 가슴속 켜켜이 쌓인 분노만큼 한층 강렬해진 전기 에너지를 담당한다. 그린 고블린의 공중 액션은 아찔 그 자체다. 빌런이 여럿이라 다소 난잡할 것 같다면 기우다. 전부 적재적소에 배치돼 하나의 흐름을 형성한다. 영화의 백미는 피터 파커와 닥터 스트레인지가 '거울 차원'에서 맞붙는 시퀀스다. 세련된 컴퓨터 그래픽(CG)으로 혼을 쏙 빼놓는 데서 더 나아가 황홀감에 젖게 한다. 가능하다면 아이맥스(IMAX) 관람을 추천한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15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한다. 러닝타임은 148분이다.
[사진 = 소니 픽쳐스]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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