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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이틀에 걸쳐 파격적인 FA(자유계약선수) 계약 소식이 전해 들었다. 내부 FA 선수들이 있지만, 롯데 자이언츠에 대한 이야기는 들려오지 않는다. 손아섭, 정훈과 동행이 이어질 수 있을까.
지난 11월 27일 FA 시장이 개장한 뒤 최재훈이 한화 이글스와 5년 최대 54억원에 계약을 맺으며 스타트를 끊었다. 각종 일정으로 잠잠하던 FA 시장은 14일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외야수 박해민이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LG와 4년 60억원에 계약을 맺으며 2호 FA의 탄생을 알렸다. 그리고 같은 날 박건우가 NC 다이노스와 6년 100억원의 '잭팟' 계약을 터뜨렸다.
흐름은 이어졌다. 15일에는 백정현이 원 소속 구단인 삼성과 4년 총액 38억원에 잔류했다. 올해 14명의 FA 선수 중 네 건의 계약만으로 총액 252억원의 흐름이 결정됐다. 여기에 '최대어' 나성범 150억, 김재환 120억의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샐러리캡' 제도 도입을 앞두고 FA 시장이 과열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내부 FA를 둘이나 안고 있는 롯데의 이야기는 없다.
성민규 단장이 부임한 이후 FA 협상에 관해서는 '노코멘트'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롯데는 내부 단속을 위해 손아섭, 정훈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내부 FA 자원들과 협상 과정이 순탄하게 흘러가는 분위기는 아니다. 이견을 좁히고 있는 단계지만, 급물살을 타 계약으로 이어질 상황은 또 아니다.
손아섭은 올 시즌 초·중반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지며 장타력이 대폭 하락했다. 그러나 손아섭은 여전했다. 2할 중반까지 떨어졌던 타율을 끌어올리기 시작했고, 173안타 58타점 타율 0.319로 시즌을 마쳤다. 정훈 또한 시즌 초반 절정의 타격감을 끝까지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14홈런 79타점 70득점 타율 0.292 OPS 0.818을 마크했다. 내부 육성 만으로 이들의 공백을 단시간에 메우는 것은 쉽지 않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그동안 그룹, 사장, 단장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서도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조각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도움을 주는 결정을 내리지 않을까"라며 FA 영입에 대한 은근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롯데는 지난 2019년 선수 연봉 총액이 100억원을 넘는 최고 연봉 구단이었으나, 최근 몸집 줄이기를 통해 한 해 선수단 연봉 총액을 50억원 선까지 낮추는데 성공했다. 지출을 줄이고 내부 육성을 통한 발전에 힘을 쓰고 있다. 육성 시스템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육성만이 능사는 아니다. 육성을 통한 발전은 시간이 필요하다. 잠재력에 꽃을 피우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가 없다. 외부 FA 영입을 통한 전력 보강은 힘들더라도 기존의 성적을 내는데 보탬이 됐던 내부 FA 자원까지 놓칠 경우 성적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단 며칠 사이에 FA 선수들의 몸값은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상승했다. 예상 지출액을 정해둔 구단 입장에서는 난감하지 않을 수가 없다. 똑같은 선수를 잡기 위해서 많은 돈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두 시즌 동안 7~8위에 머물렀던 롯데는 이제 성적을 내야 할 시기다. 몇년간 몸집을 줄여온 롯데가 집토끼 단속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훈(좌), 손아섭(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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