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응어리가 있었다."
LG 김대유는 희귀한 좌완 사이드암이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포심 평균 137.6km였다. 그러나 슬라이더와 커브에 체인지업까지 간혹 섞으며 팔색조 투구를 과시했다. 올 시즌 64경기서 4승1패24홀드 평균자책점 2.13으로 맹활약했다.
10개 구단 최강 불펜을 자랑하는 LG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 필승계투조 일원이었다. 그러나 그런 김대유가 여기까지 오는데 시련이 많았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2010년 넥센에 입단했지만, 좀처럼 자리 잡지 못하고 SK와 KT를 거쳐 2019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잠실에 입성했다. 전형적인 저니맨이었다.
작년에도 3경기 등판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갑자기 확 달라지며 LG 불펜에 없어선 안 될 소금이 됐다. 방출돼도 할 말 없는 실적이었지만, 2021년이 터닝포인트가 됐다. 결국 지난 9일 일구상 시상식에서 의지노력상을 받았다.
김대유는 시상식 직후 마인드 변화가 시작이었다고 했다. "좋은 생각을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성향을 가진 사람이 그 시간(시련)을 버틸 수 있다. 예를 들어 오늘 아침에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좋은 쪽으로 바꾸려고 노력한다"라고 했다.
누구나 긍정적인 마인드로 시즌을 소화하려고 한다. 그러나 단순히 마음만 그렇게 먹는 것과, 실제적인 노력이 수반된 선수는 다르다. 김대유는 후자다. "좋은 생각을 하기 위해 머리를 식히는 방법에 대해 나름대로 공부했다"라고 했다.
단순히 야구에 필요한 기술적 부분 뿐 아니라 마인드 자체를 바꾸기 위한 처절한 노력이었다. 김대유는 "예전에 책에서 읽었는데, 눈 앞의 나쁜 생각은 '훅 불어서 날려라'고 했다. 그 밖에 좋은 방법도 알아냈다"라고 했다.
명상이었다. 김대유는 "하루에 10분 명상을 했다. 명상을 전문적으로 알려주시는 분이 있다. 그 분을 찾아가서 꾸준히 배웠다. 결국 이런 노력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라고 했다. 명상이 루틴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긍정 마인드를 정립했다. 이걸 베이스로 깔고 기술적 업그레이드를 하니 더 단단해졌다.
흥미로운 건 평소에는 명상으로 차분하게 야구를 하려고 노력하는데, 막상 마운드에선 격한 제스쳐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대유는 "결과에 대해선 표출하는 게 맞다. 저 나름의 응어리가 있었다"라고 했다. 24홀드는 그동안의 노력의 산물이고, 의지노력상으로 야구 선배들, 팬들에게 인정 받았다.
김대유는 "그동안 체력적 부분을 간과했다. 오버워크 한 적도 있었다. 코치님들도 관리를 잘 해줬다. 내년에도 몸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완주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우리 팀에도 좋은 선수가 많은데, 내년에 잘 준비해서 다시 한번 보여드리겠다"라고 했다.
[김대유.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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