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18일 오후 경기도 화성실내종합체육관에서 열린 J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의 경기.
남자배구팀만 30년 가까이 지도했던 김호철 IBK신임감독이 처음으로 여자배구, 그것도 난파 직전의 IBK 배구단을 맡고 데뷔전을 치른 경기였다. 배구팬들이라면 김호철 감독이 어떤 배구를 펼칠지 관심을 쏟을 수 밖에 없는 경기였다.
물론 김호철 감독이 팀에 합류한 지 이틀만에 치르는 경기여서 큰 의미는 없기도 했다. 아직 김호철 만의 색깔을 낼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기에 그렇다.
IBK-흥국생명전에 눈에 띄는 감독이 한명 경기를 관전하기위해 화성 체육관을 찾았다. 바로 신생팀 페퍼저축은행 김형실 감독이었다. 김감독은 김호철 감독을 만나자 포옹하면서 반가움을 표시했다.
김 감독이 폭설을 뚫고 화성체육관에 나타난 것은 두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꼴찌 탈출을 위해 애쓰고 있는 페퍼저축은행으로서는 바로 위에 있는 두 팀의 전력을 분석, 다음 경기에 대비하기위해서이다.
가능한 이야기이다. 사실 페퍼저축은행의 숙소가 경기도 용인 수지에 있기 때문에 화성체육관까지는 가까워서 상대방 전력을 분석하기 위해 갔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력분석은 현장에서도 중요하지만 텔레비전을 보면서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이 더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그래서 두 번째 이유가 더 설득력이 있다. 김형실 감독-김호철 감독-박미희 감독은 끈끈한 정으로 뭉쳐있다. 바로 배구판의 양대 산맥중 하나인 ‘한양대’라는 인맥이다.
김형실 감독은 한국배구연맹산하에 있는 남녀 14개 팀 중 가장 연장자이다. 여자배구 감독으로만 수십년동안 뛰고 있다. 당연히 한양대 출신 배구인들의 가장 큰 형님이다.
김호철 감독이 IBK 신임감독으로 선임된 후 자가 격리를 하는 동안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여자배구를 잘 모른다”며 “형님에게 많이 물어보고 배워야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형님이 바로 김형실 감독이다.
김형실 감독은 1952년 1월1일생이다. 김호철 감독은 1955년 11월13일생이다. 4살 형님겸 선배가 바로 김형실 감독이다.
그렇다면 박미희 감독은 김형실-김호철 감독과 어떻게 한양대 인맥으로 묶였을까. 한양대에는 여자배구팀이 없는데 말이다.
그 비밀은 박미희 감독의 프로필을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박미희 감독은 한양대 대학원에서 체육학 석사를 받았다. 당연히 한양대 인맥이다.
사실 김호철 감독이 자가격리를 끝내고 팀에 합류한 첫날인 지난 16일 경기도 용인의 IBK체육관에서 첫 훈련을 마친 후 잠시 몇몇 기자들과 만났었다.
이 자리에서 김호철 감독은 흥국생명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한마디 덧붙였다. "미희도 우리 한양대 출신이야." 하지만 박미희 감독은 이런 언급없이 '태릉 선배'라고만 했다.
공교롭게도 현재 여자프로배구 하위권 3팀이 모두 같은 학교 출신이다. 한마디 더 붙인다면 4위 KGC인삼공사 이영택 감독도 그 학교 출신이다.
[IBK-흥국전을 찾은 김형실 감독. 경기전 악수를 하는 김호철-박미희감독.사진=곽경훈 기자]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