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은 금액 순이 아니다? FA 100억원+α, 최형우·양의지만 KS 우승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국시리즈 우승은 금액 순이 아니다?

KBO리그 FA 100억원대 계약은 2016~2017년 최형우(KIA, 4년 100억원)가 최초였다. 이어 이대호(롯데, 4년 150억원)가 역대 최다금액 계약을 맺었다. 2017~2018년 김현수(LG, 4년 115억원), 2018~2019년 최정(SSG, 6년 106억원), 양의지(NC, 4년 125억원)까지 총 5명이었다.

2021-2022 KBO리그 FA 시장은 역대급 돈잔치로 기록될 게 확실하다. 100억원대 계약을 맺은 선수가 세 명이나 쏟아졌다. 박건우가 6년 100억원에 NC와 계약하며 세 자리 계약의 스타트를 끊었다. 계속해서 김재환이 4년 115억원에 두산, 김현수가 4+2년 115억원에 LG에 각각 잔류했다. 특히 김현수는 사상 최초로 두 차례나 세 자리 계약을 맺은 주인공이 됐다.

여기에 나성범이 KIA와 6년 130~150억원대 계약을 예약했다. 양현종도 투수 최초의 100억원대 KIA 잔류 계약이 거론된다. 올 겨울까지 총 9명이 10건에 걸쳐 '세 자리' 계약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당연히 아무나 100억원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S급에게만 허락된 특별한 계약이다.

그런데 2020~2021 FA 시장까지 100억원대 계약을 맺은 5명의 S급 FA 중 2명만 계약기간에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인도했다. 최형우가 KIA와 계약을 맺자마자 2017년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양의지가 계약 2년차이던 2020년에 NC에 통합우승을 안겼다. KIA와 NC는 과감한 투자의 효과를 봤다.

반면 이대호와 김현수는 계약기간에 롯데와 LG를 끝내 페넌트레이스 혹은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지 못했다. 둘 다 100억원대 계약을 맺을 자격은 충분했다. 그러나 롯데는 한국시리즈에 우승할 준비가 부족했다. 김현수는 LG를 우승 컨텐더에 올렸으나 끝내 한을 풀지 못했다.

그래도 김현수는 2015년 두산 시절에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있다. 그리고 이번에 사실상 LG와 종신계약을 맺으면서 해피엔딩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넉넉히 잡았다. 1994년 이후 우승이 없는 LG에 우승청부사가 될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

이대호는 2020-2021 FA 시장에서 2년 26억원 계약을 맺었다. 이미 1년을 보냈고, 2022시즌은 사실상 현역 마지막 시즌. 이대호로선 롯데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기고 떠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롯데는 1992년 이후 우승이 없다.

최정의 경우 2018년 SK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뒤 이번 계약을 맺었다. 3년이 흘렀고, 팀의 우승은 없었다. 이제 3년 남았다. 사실 SK 시절 많은 우승을 경험했지만, 앞으로 3년 안에 SSG를 우승으로 이끈다면 더욱 뜻 깊을 것이다.

올 겨울 새롭게 세 자리 계약 대열에 들어선 박건우와 김재환, 세 자리 계약을 예약한 나성범과 유력한 양현종은 어떨까. NC와 KIA는 양의지와 최형우를 통해 이미 우승을 경험해봤고, 박건우와 나성범, 양현종을 통해 영광 재현에 나선다. 김재환도 전통의 가을강자 두산을 다시 우승으로 이끌어야 하는 숙명을 안았다.

구단들이 FA 한 명에게 100억원 넘는 금액을 투자하는 건 절대 쉽지 않다. 모든 구단의 최종 목적지가 한국시리즈 우승인데, 애석하게도 우승은 매 시즌 한 팀만 할 수 있고 9팀은 실패한다. 구단들은 우승이 금액 순이 되길 간절히 기도한다. 아울러 우승을 위해 팀의 기둥을 확실하게 잡을 '세 자리' FA 계약도 중요하지만, 내부 육성 및 시스템 확립이 중요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한다.

[최형우의 2017년 우승(위), 양의지의 2020년 우승(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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