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0년 넘는 장기계약이 나올까요."
메이저리그에선 10년 이상의 초장기, 대형계약이 종종 나온다. 뉴욕 메츠가 2021시즌 직전 프란시스코 린도어(28)를 10년 3억4100만달러에 붙잡았다. FA 자격 획득 1년을 앞두고 트레이드로 영입했고, 시즌 직전 빅딜을 체결했다.
김하성의 동료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2,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도 올 시즌을 앞두고 14년 3억4000만달러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FA는 고사하고 연봉조정신청 자격도 얻지 않은 슈퍼 영스타에게 역대 최장기 계약을 선물했다.
KBO리그도 공식적으로 비 FA의 다년계약이 허용됐다. SSG가 박종훈과 5년 65억원, 문승원과 5년 55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FA를 한 시즌 앞두고 다음 FA 자격을 얻을 때까지 묶은 것이다. 그러나 초장기 계약은 아니었다. 최근 FA 시장의 과열된 흐름을 감안할 때 오히려 검소한(?) 금액으로 보일 정도다.
그렇다면 KBO리그에 제2의 페타주나 린도어처럼 10년 가깝게 장기계약을 맺을 선수가 나올까. 현실적으로 최유력 후보는 이정후(23, 키움)와 강백호(22, KT)라고 봐야 한다. 두 사람은 나이도 젊은데다 지난 4~5년간 꾸준히 리그 최상위급 성적을 내면서 애버리지가 쌓였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키움과 KT가 두 사람을 초대형, 초장기계약으로 묶는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는다. 구단들이나 에이전시들이나 사례 검증이 충분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KBO리그는 메이저리그와 현실, 환경이 다르다.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10년 내외의 장기계약을 맺을 만한 선수가 이정후나 강백호인데, 나올까요"라고 했다. 회의적이었다. 기본적으로 구단들은 장기계약에 대한 리스크가 없을 수 없다. 젊고 유망한 선수들이라면 군 복무, 해외 진출 도전 등 한국만의 현실에 부딪힐 수 있다. 메이저리거들은 이미 세계최고 리그에 몸 담고 있지만, KBO리거들은 단순히 돈만 쫓는 건 아니다. 이정후 같은 경우 몇 년전 시상식에서 해외진출 희망을 품기도 했다.
구단들 역시 초장기, 초대형 연장계약이라면 모기업의 특별예산을 받아야 한다. 현실적으로 FA 관련 예산을 따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더구나 모기업이 없는 키움의 경우 외부 FA 영입은 고사하고 대형 내부 FA 단속도 만만치 않다.
그래도 SSG가 1년 뒤를 내다보고 예비 FA를 먼저 잡은 것처럼 갑자기 5~6년 가량의 계약 소식이 터질 가능성은 있다고 봐야 한다. 오히려 FA 자격을 앞둔 비교적 젊은 선수들을 주목해야 한다. 2022-2023년 시장에서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 중에선 구자욱(삼성), 박민우(NC), 한현희(키움), 임찬규(LG)가 비교적 젊고 실적까지 어느 정도 낸 케이스로 분류된다.
구단들로선 해당 FA를 선점할 수 있는 효과가 있고, 선수도 미리 대형, 장기계약을 체결하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다. 그러나 FA를 앞둔 시즌에 승부를 걸어 몸값을 더 높여보고자 하는 선수라면 구단의 장기계약 제안을 거절할 수도 있다. FA 시장에서 수요가 높아질 기회를 잡는 것도 선수의 권리다.
그래서 SSG 한유섬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SSG는 박종훈, 문승원과 장기계약을 맺으면서 2022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한유섬에게도 연장계약을 제시했다. 그러나 한유섬은 아직 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후와 강백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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