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악마의 재능'이라는 수식어. 안우진과 야시엘 푸이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다.
이래저래 2022년 키움의 고흥 스프링캠프가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안우진과 야시엘 푸이그 때문이다. 기량만큼은 확실한 두 선수의 '럭비공' 이미지가 더해져 2022시즌 내내 화제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안우진은 올 시즌 21경기서 8승8패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했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데뷔한 뒤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메인 셋업맨으로 뛴 2020년(42경기 2승3패2세이브13홀드 평균자책점 3.00)만큼 강렬했다.
안우진은 150km 이상의 패스트볼을 보유했으나 전반적으로 구종별 제구에 기복이 심했다. 변화구 주무기 슬라이더가 있었지만 불안했다. 그러나 올 시즌을 치르면서 업그레이드 했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맨드가 좋아진데다 커브까지 확실하게 장착하면서 '언터처블'이 됐다.
물론 여전히 기복이 있는 편이다. 때문에 안우진이 등판한 날에는 여전히 키움으로선 경기 계산이 쉽지 않은 측면은 있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구위만으로도 타자들을 압도한다.
홍원기 감독은 그런 안우진에게 '풀타임 선발' 경험을 쌓게 해주려고 했다. 그러나 2019년에는 잔부상으로 실패했고, 구원으로 돌아서야 했다. 올 시즌에는 그라운드 외의 사건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여름 '술판 파동' 및 부적절한 사적모임에 의한 후반기 징계만 받지 않았다면 개인 첫 10승은 무난했다. 올해 최원태, 이승호 등 토종 선발 자원들이 부침이 심했던 걸 감안하면 내년에도 키움 선발진의 키는 안우진이다.
야수진에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캐릭터가 추가됐다. 푸이그다. 지난주 미국 언론들에 의해 2017년 추가 성폭행 혐의 두 건이 폭로되면서 2018년 사건까지 알려진 것만 총 세 건이다.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내내 각종 기행으로 자주 입방아에 올랐다.
일각에선 이런 푸이그를 키움이 받아들이는 게 맞느냐는 지적도 했다. 그러나 키움은 미국에서 있었던 과거의 일이고, 법적으로 해결된 만큼 문제가 없다고 보고 영입을 강행했다. 고형욱 단장이 직접 도미니카공화국 윈터리그까지 찾아가 러브콜을 보낸 끝에 역대 최고 수준의 커리어를 가진 외국인타자를 영입했다.
푸이그는 자신의 SNS에 한국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려고 애쓴다. 실제 고 단장은 "성숙해졌다"는 현지 평가까지 듣고 돌아왔다. 푸이그가 정말 달라졌는지는 스프링캠프가 돼봐야 알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2022시즌 성적으로 말할 것이다.
키움은 수년간 외국인타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이 퇴단한 뒤에는 장타력, 클러치 능력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다. 박병호(FA)의 퍼포먼스가 떨어지면서 중심타선의 힘이 너무 떨어졌다. 이정후의 원맨쇼로는 부족했다. 푸이그가 4번 타자를 꿰차고, 특유의 운동능력을 보여주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현 시점에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과 같은 존재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이 두 개나 서울고척스카이돔에 들어온다. 내년 키움의 행보도 두 사람에 따라 어디로 갈지 결정된다.
[안우진(위), 푸이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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