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선수 한 명이 팀 분위기를 바꿔놓을 수 있다."
KIA는 KBO리그 최초로 FA 100억원대 계약 시대를 열었다. 2016-2017 시장에서 최형우에게 4년 100억원을 안겼다. 이후 이대호(4년 150억원), 김현수(4년 115억원), 최정(6년 106억원), 양의지(4년 125억원)까지 '세 자리' FA 계약자가 잇따라 탄생했다.
S급 FA만 체결할 수 있는 특권이다. 리그 최상위권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는 믿음에, 덕아웃 분위기와 체질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기대까지 투영됐다. 실제 최형우는 이적 첫 시즌부터 맹활약하며 KIA의 2017년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양의지도 2020년 NC의 첫 통합우승 주역이었다.
실제 최형우, 김현수, 양의지는 지난 3~5년간 그라운드 안팎에서 확실한 기둥 역할을 했다. 선수단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 팀의 체질을 개선했다. LG도 우승을 하지 못했을 뿐 포스트시즌에 꾸준히 오르는 팀이 된 건 김현수의 영향력이 컸다.
KIA가 FA 나성범을 6년 150억원에 영입한 건 '최형우 효과'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실제 최준영 대표이사는 장정석 단장이 부임하기 전부터 나성범 영입에 '올인'하기로 하고 철저히 계획을 짰다.
장정석 단장은 26일 FA 시장이 개장되자마자 나성범을 만나기 위해 창원으로 갔다. 장 단장은 전화통화서 "내가 오기 전에 그렇게 세팅이 됐다"라고 했다. 26일 첫 출근해서 실무진으로부터 '창원행 스케줄'을 보고받자마자 자신도 동행하기로 했다.
장 단장은 "대표이사님의 빠른 결정이 나성범의 마음을 여는데 큰 도움이 됐다"라고 했다. 최 대표이사가 부임 후 모기업으로부터 재빨리 외부 FA 관련 컨펌을 받으면서 장 단장도 부임과 동시에 강한 공세를 펼칠 수 있었다. 결국 나성범도 이달 초 사실상 NC와의 대화를 중단하고 KIA와 협상 끝에 손을 맞잡았다.
KIA는 최근 2년간 침체했다. 특히 타선의 부침이 심했다. 최형우는 여전히 팀의 중심을 잡는다. 그러나 만 39세 시즌을 앞뒀다. 에이징커브가 와도 이상하지 않다. 실제 지난 시즌에 부진했다. 이젠 자신의 야구에 좀 더 집중하는 게 마침맞다.
결국 KIA는 또 다른 야수진 리더가 필요했다. 나성범은 최적임자다. 이건 단순히 나성범이 최형우, 새 외국인타자와 중심타선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기대를 넘어서는 차원이다. 장 단장은 "너무 그런 스트레스를 안 받으면 좋겠다"라면서도 "그 정도의 선수가 중심타선에 들어오면 팀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라고 했다.
김종국 감독도 전화통화서 "시즌이 기대된다. 사실 NC에 남을 확률이 크지 않았나. 팀에 엄청난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만 했다. 그런데 프런트에서 나성범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감사하다. 나성범은 젊은 선수들에게 모범이 될만한 선수다. 리더십이 있는 선수"라고 했다.
올 겨울 FA 시장에서만 네 명의 '세 자리 계약자'가 나왔다. 김현수는 4+2년에 다시 115억원 계약을 맺었다. 김재환은 4년 115억원에 두산에 잔류했다. 박건우는 6년 100억원에 NC로 이적했다. LG, 두산, NC의 기대도 KIA와 비슷하지 않을까.
세 자리 계약을 안긴 팀은 단순히 S급 FA가 홀로 팀을 이끌어가는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덕아웃의 기둥이 되고 문화를 바꾸길 바란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가는 길을 닦아주길 기대한다. 과거 세 자리 S급 FA는 그걸 증명했다. 이젠 나성범 차례다.
[나성범.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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