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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런던 유주 정 통신원] 40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는 영국 축구계 최강의 장기집권자를 두고 영국 프로축구 선수들의 분노가 거세다. “눈치를 챙기라”는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현직 선수 수백 명이 협회에 서면 항의를 전달한 상황이다.
논란의 주인공은 영국 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PFA) 고든 테일러 회장이다. 그는 1944년생, 올해 일흔여섯 살로 1981년 회장직에 오른 뒤 40년간 자리를 지켜 왔다.
현지시간 23일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테일러 회장이 퇴직금으로 챙겨갈 돈은 140만 파운드(22억 3000만 원)의 보너스를 합해 총 310만 파운드(49억 4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래프는 협회 소속 선수들이 격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일러 회장이 챙겨간 연봉에 대해 투명하고 독립적인 감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도 그럴 것이 테일러 회장은 재임 당시에도 120만 파운드(19억 1300만 원)라는 기록적인 연봉으로 늘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지난해에는 기본 연봉과 보너스, 기타 보조금을 합쳐 200만 파운드(31억 8700만 원)가 넘는 돈을 받아 갔다.
테일러 회장은 “내 연봉과 보너스는 금융자문위원회 위원 3인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나는 이 과정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다만 이 위원회에 어떤 인물들이 포함돼 있는지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없다. 추측만 나돌 뿐이다.
텔레그래프 스포츠에 따르면 프랭크 램파드와 에드빈 판데르사르 등 굵직굵직한 인사들을 포함한 전현직 선수 190명이 협회에 “운영 방식에 대한 독립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면을 보냈다.
그런가 하면 상당수 선수들은 “치매 진단을 받고 극심한 생계 곤란을 겪고 있는 은퇴 선수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테일러 회장이 고액의 퇴직금을 가져가는 게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편 프로축구 선수들은 치매를 앓을 확률이 평균 4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잦은 헤딩이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축구계에선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자금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오랫동안 제기돼 왔지만, 아직 관련 기관들이 전방위적 합의엔 다다르지 못한 상황이다.
[사진 = PFA 공식홈페이지]
유주정 통신원 yuzuj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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