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지난 23일 경기전. IBK 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은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선수들의 실력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일부는 체력적으로 힘들어 한다”며 “경기 결과에 대해서 아직 욕심이 없다. 많이 내려놓았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김감독은 “앞으로도 강팀들만 대결한다. 오늘 도로공사를 시작으로 현대건설-도로공사-GS-현대건설 등 강팀들과 연속해서 경기해야 한다”며 “어쩔수 없다. 우리 팀을 정비하면서 한 경기 한경기 대처해나가겠다. 1월말까지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 올리겠다”고 덧붙였다.
김호철 감독은 지난 16일 선수들과 처음으로 마주했다. 물론 자가격리 동안 텔레비전을 통해서 나름대로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기도 했다.
그날 바로 선수들과 두 시간 정도 땀을 흘린 김 감독은 “팀이 많이 망가져있다. 선수들이 원한다면 야간에도 개인지도를 할 예정이다”며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나름대로 정상적인 팀으로 만들어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팬들은 감독 데뷔전을 치르기 전부터 김감독에게 ‘호요미’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김호철과 ‘귀요미’의 합성어이다.
남자팀에서는 호랑이 이미지의 ‘버럭 호철’이었지만 처음으로 맡은 여자팀에서는 부드럽고 친근감 넘치는 카리스마로 팀을 이끌어주기 바라는 마음에서 정한 별명이다.
김호철 감독도 “호요미가 마음에 든다. 앞으로 웃으면서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원팀’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만족해 했다.
이후 김 감독의 카카오톡 ‘프사’는 자신의 캐리커쳐와 함께 ‘초콜릿보다 스윗한 호요미 감독님~♥’이 적힌 사진으로 바뀌었다.
23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 아깝게 세트스코어 2-3으로 역전패 한후 감독 인터뷰에서 나선 김호철 감독. 김 감독은 “(첫승에 대한)욕심이 생겼다. 2세트까지 이기다 보니까 욕심이 생기더라. 빠르게 첫 승을 할까 싶어 선수들을 다그쳤다”라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수십년 동안 몸에 배인 '승부욕'이 불쑥 튀어 나온 것이었다.
사실 김호철 감독이 나선 두 경기의 텔레비전 중계를 보면 ‘호요미’ 로 변신중인 김감독의 노력이 언뜻 언뜻 보인다. 눈읏음도 치면서 참고 또 참고, 욕심을 내려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김호철 감독도 “예전같으면 버럭하면서 남자 선수들을 혼냈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며 “큰소리 치려다가도 내 마음을 가라 앉히다보니 말할 타이밍을 종종 놓치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23일 한국도로공사전 2세트에서 20-20 동점에서 작전 타임을 건 김 감독은 “정신차려”라며 다소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물론 다시 평정심을 되찾았다.
김호철 감독은 빨리 빨리 말하고 싶은데 그러면 다시 예전 이미지로 돌아갈 것 같아서 한 템포 참다보니 발생하는 ‘과도기 현상’인 듯 하다.
김 감독도 “앞으로 선수들과 많이 이야기하고 소통하다보면 서로 통하는 부분이 많이 생길 것이다. 그때는 말이 아니라 눈빛만 봐도 이해하는 날이 올 것이다”고 덧붙였다.
하루라도 빨리 팀에 스며들기 위해 노력중인 김호철 감독. 김감독의 계획대로 한달 후에는 팬들이 바라는 ‘초콜릿보다 스윗한 호요미 감독님~♥’이 될 수 있을까. 서서히 변하고 있는 IBK 선수들 하기에 달렸다.
[사진= 화성 유진형 기자]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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