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무려 253억원이다.
KIA는 포스트시즌 초입이던 11월 초에 대표이사, 단장, 감독을 교체했다. 동시에 '잃어버린 4년'을 반성하고 '영광의 2009년 및 2017년'을 되찾기 위한 철저한 작업에 착수했다. 최준영 대표이사는 야구인이 아니지만, 모기업과 긴밀한 컨택을 하며 FA 시장 참전을 준비했다.
돌아온 양현종과는 큰 틀에서 복귀 교감을 나눈 상황. 장정석 단장이 부임하기 전부터 FA 최대어 나성범을 무조건 잡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장 단장은 11월 26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 첫 출근하자마자 업무보고를 받고 곧바로 창원으로 향했다. 이때 최 대표이사는 이미 모기업으로부터 양현종과 나성범에 대한 특별 예산을 컨펌 받은 상태였다.
이번 FA 시장에 좋은 선수가 많이 나왔다. 타선 리빌딩이 더딘 KIA는 외부 영입이 꼭 필요했다. 지난 5년간 최형우가 그 역할을 잘 했다. 그러나 최형우도 은퇴 시점이 점점 다가오는 베테랑이다. 최형우 외에 그 짐을 덜어줄 만한 굵직한 기둥이 내부에는 없다고 판단, 나성범에게 공세를 취했다.
장 단장은 취임하자마자 바쁜 나날을 보냈다. 광주에 있는 양현종과는 종종 만났고, 나성범은 단 두 차례 만났다. 대신 유선상으로는 활발하게 접촉해왔다. 양현종과의 협상이 의외로 길어졌고, 먼저 계약을 발표하려던 플랜A가 물거품이 되긴 했다.
그래도 나성범에 이어 양현종과 차례로 도장을 찍으며 투타의 새로운 기둥을 세웠다. 둘 다 기량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KIA는 두 사람이 앞으로 4년간 타선과 마운드의 핵심 노릇을 하며 선수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기대한다. 김종국 감독은 "투타 기둥이 새롭게 짜여진다고 본다. 팀 전력에 엄청난 플러스 효과가 있다고 봐야 한다"라고 했다.
장정석 단장은 두 사람이 너무 큰 부담을 갖지 않길 바랐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몫부터 해내면 덕아웃 분위기부터 시작해서 서서히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믿었다. "팀에 대한 스트레스를 안 받으면 좋겠다. 분명히 중심을 잡아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새로운 감독이 와서 팀 분위기가 바뀌기도 하지만, 베테랑들이 바꿔주는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다. 그걸 기대한다"라고 했다.
특히 장 단장은 두 기둥과 협상을 펼치며 협상 파트너가 아닌 야구 선배로서 진심으로 도움이 되는 말을 많이 해줬다는 후문이다. 양현종과 나성범이 진정성을 느끼고 마음을 열게 된 또 다른 이유다.
장 단장은 "굉장히 든든한 심장 두 개가 들어왔다. 둘 다 성실하고 팀 분위기 메이커가 될 것이다. 김종국 감독에게도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분명히 지난 1~2년간 팀 분위기가 조금 처졌는데, 두 사람이 들어오면서 좀 더 활기찰 것 같다. 좋은 흐름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했다.
KIA는 대표이사, 단장, 감독 교체에 이어 253억원을 투자해 전력을 보강했다. FA와 트레이드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철수한 건 아니지만, 이젠 외국인선수 영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KIA에 든든한 두 개의 심장은, KIA 팬들의 심장도 다시 뛰게 한다.
[양현종과 나성범(위), 장정석 단장(아래).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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