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억원' 양현종 보장금액>옵션 난이도↑…증명하면 4년 뒤 FA 새역사 창조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옵션은 쉬운 건 절대 아니다."

KIA 실무진은 장정석 단장에게 양현종 계약과 관련, 세 가지 이상의 안을 보고했다. 양현종 측에 제시한 첫 번째 안은 옵션이 보장금액보다 높았다. 이후 보장금액을 높여달라는 양현종 측의 바람을 수용, 두 차례 이상 수정안을 제시했다.

결국 장정석 단장이 지난 22일 양현종에게 직접 제시한 최종안이 24일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계약금 30억원에 연봉 25억원, 옵션 48억원. 보장금액이 55억원으로 옵션보다 7억원 많다. 보장금액이 옵션보다 높은 대신 계약총액이 다소 줄어들었다. 그리고 옵션의 난이도도 올라갔다.

장정석 단장은 옵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 단, "달성하기 쉬운 건 절대 아니다"라고 했다. 보통 FA 투수의 옵션은 이닝, 승수, 퀄리티스타트, 탈삼진, WHIP, WAR 등 기본적인 조항부터 MVP, 개인타이틀, 골든글러브,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등 폭넓다.

결국 KIA로선 양현종이 더 좋은 성적을 올리도록 유도했다고 봐야 한다. 양현종으로선 각종 옵션 충족의 기준선이 까다로워졌다. 주춤했던 2020년과 2021년보다 좀 더 좋은 성적을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계약 총액이 줄어들었는데도 최대 103억원이다. 역대 FA 투수 최초 100억원을 넘겼다. 그만큼 KIA는 양현종을 예우했다. 양현종으로선 2025년까지 결과로 증명하면 된다. 4년간 꾸준히 실적을 내면 KIA도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당연히 양현종도 따뜻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

양현종은 내년 만 34세다. 4년 뒤에는 만 38세. 급격한 노쇠화가 찾아오지 않는다면 충분히 세 번째 FA 계약을 노려볼 만하다. 양현종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 연속 170이닝을 넘겼다. 심지어 이 기간 두 차례만 빼면 180이닝을 넘게 소화했다. 그만큼 내구성이 좋다. 최대강점이다.

역대 FA 투수 계약을 돌아보면, 30대 중~후반에 좋은 계약을 따낸 사례가 거의 없었다. 차우찬이 2017년 LG와 4년 95억원 계약을 맺을 때 만 30세였다. 차우찬은 올해 만 34세 시즌을 앞두고 2년 20억원 계약을 맺었다. 양현종은 차우찬보다 훨씬 좋은 조건의 계약을 한 것이다.

2015년 윤성환이 삼성과 4년 80억원 계약을 맺을 때도 만 34세 시즌을 앞두고서였다. 지금의 양현종과 같은 나이. 그러나 윤성환은 2018년부터 내리막을 탔다. 2019년, 만 38세 시즌을 앞두고 1년 10억원 계약을 받았다. 양현종으로선 윤성환 케이스가 되면 최악이다.

양현종이 꿈꿀 수 있는 최상의 케이스는 정우람이다. 2016년, 만 31세 시즌에 SK에서 한화로 옮기며 4년 84억원 계약을 했다. 그리고 2020년, 만 35세 시즌을 앞두고 다시 4년 39억원이라는 괜찮은 계약을 했다. 보직이 양현종과 달리 마무리투수이긴 하지만, 구원투수는 선발투수보다 몸 관리가 더욱 힘든 걸 감안해야 한다.

물론 양현종은 2026년이면 만 38세 시즌을 앞뒀다는 변수가 있다. 이번 4년 103억원 계약을 충실하게 이행해도 초대박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KIA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점, 내구성이 좋다는 점에서 가치가 여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양현종이 FA 투수 새 역사 창조를 위해 출발선에 섰다.

[양현종.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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