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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두산 김태형 감독, 삼성 허삼영 감독, LG 류지현 감독, SSG 김원형 감독. 이 4명의 감독은 공통점이 있다. 내년 시즌이 계약 마지막 해라는 점이다. 각 감독들의 계약 당시 구단의 발표 내용을 보자.
#2019년 9월30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30일 허삼영 전력분석 팀장을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라고 발표했다.삼성의 제15대 사령탑이 된 허삼영 감독은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원 등 3년간 총액 9억원의 조건으로 계약했다.
#2019년 10월29일. 두산베어스는 29일 "계약기간 3년에 총액 28억원(계약금 7억원-연봉 7억원) 조건으로 김태형 감독과 재계약을 마쳤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KBO 역대 사령탑 중 최고 대우로 김태형 감독은 2016년 겨울에도 당시 최고 대우인 총액 20억원에 재계약한 바 있다.
두산은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5년부터 5년 간 구단 최초로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며, 2015년과 2016년, 그리고 2019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20년 11월6일. SK 와이번스가 6일 김원형 두산 베어스 투수코치를 제8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SK는 6일 "김원형 신임감독의 계약 조건은 2년간,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5000만원으로 총액 7억원이다. SK는 창단 맴버이자 프랜차이즈 스타인 김원형 감독이 은퇴 후 수석코치와 투수코치를 역임하며 SK,롯데,두산 등 3개 구단에서 지도자로서 좋은 평가를 받은데다, SK에 오랫동안 몸담으며 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팀 분위기 쇄신 및 재건에 적임자로 판단해 김 감독을 선임했다"라고 밝혔다.
#2020년 11월 13일. LG가 새 사령탑으로 류지현(49) 수석코치를 선임했다. 신임 류지현 감독과 계약기간 2년에 총액 9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류지현 감독은 은퇴 후 LG트윈스에서 수비, 주루코치를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였고 이후 MLB 시애틀 메리너스에서 코치연수를 받았으며, 팀에 돌아온 후 작전, 주루, 수비 코치 등을 두루 역임하고 2018년부터 올 시즌까지 수석코치를 맡은 바 있다.
허삼영, 김태형 감독은 3년임기의 마지막이 내년이다. 류지현과 김원형 감독은 임기 2년의 마지막해이다.
4명의 감독이 임기 마지막이면서도 이 4명의 감독은 목표가 우승이다. 아니 감독의 목표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팀의 목표는 명확하다. 우승이다.
그렇다보니 이 4팀들은 지난 달 말 FA가 공시되자 마자 발빠르게 움직였다. 우선 두산은 박건우를 NC에 뺐기자 마자 팀의 4번타자 감재환을 115억이라는 거액을 주고 주저앉혔다.
올해 우승 꿈이 무산된 LG는 내년 시즌 전력 보강에 가장 많이 공을 들였다. 우승 길목에서 만날 수 있는 삼성의 전력을 빼갔다. 중견수 박해민을 영입했을 뿐 아니라 캡틴 김현수를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115억이라는 거액을 주고 잔류시켰다. 내년 우승을 위한 베팅이었다.
‘실용주의 노선’을 견지하는 삼성은 박해민을 ‘라이벌’ LG에 뺐기면서 자존심을 구겼지만 그래도 강민호와 백정현 등 3명의 FA중 2명을 잡는데 성공했다. 그러면서 트레이드를 통해 포수층을 두텁게 했다. 우승을 한번 노릴 만 하다.
6위팀 SSG는 외부 FA에 눈독을 들이지 않고 팀내 선수들을 일찌감치 묶어 두는 역량을 발휘했다. 추신수를 비롯해 박종훈-문승원-한유섬 등 비FA선수를 장기계약으로 묶었다. 여기에 에이스 노릇을 해줄 김광현만 주저앉힌다면 금상첨화이다.
이 4개팀은 어느 정도 우승 전력을 갖추었다고 볼수 있다. 물론 KIA나 NC의 벽을 넘어야 하겠지만 그래도 4명의 감독들은 아무래도 우승에 대한 부담감이 클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태형 감독을 보자. 이 4명의 감독중 마음이 제일 느긋할 듯 하다. 우승을 하지 못하더라도 김태형 감독은 다른 팀에서 모셔갈 수도 있다. 물론 자존심에 생채기가 조금 생길 수 있다.
그동안 두 번의 계약 때마다 KS우승이라는 값진 열매를 얻었지만 3번째 임기 동안에는 우승을 하지 못해서이다. 그래도 시즌 성적이 아무리 나쁘더라도 시즌 도중 쫓겨나지는 않을 것이다.
류지현 감독은 우승을 하지 못한다면, 아니면 최소한 한국시리즈에 올라가지 못한다면 경질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KS에 나가지 못하면 옷을 벗을 것이 유력하다.
특히 코치 경험이 전무했던 허삼영 삼성감독도 3년을 계약했는데 자존심 상하게 그는 2년만 보장 받았다. KS 우승에 목마른 구단과 감독이 'KBO정상에 오르겠다'는 굳은 결의가 2년이라는 계약으로 연결됐다. 2년 임기 동안 우승하지 못한다면 옷을 벗을 가능성이 높다.
허삼영 감독도 올해 보다 못한 성적을 내면 경질이 유력하다. ‘허파고’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포스트시즌에 약점을 노출한 지도력 탓에 내년 시즌 가을 잔치에 합류하지 못한다면 재계약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 김원형 감독은 본인의 입으로 우승을 이야기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시즌 6위로 가을야구도 초대받지 못하는 바람에‘KS 우승을 하겠다’며 큰소리쳤던 구단주의 자존심이 큰 상처를 입었다. 정용진 구단주는 내년에도 두말할 필요도 없이 다시 우승에 도전할 것이 뻔하다.
아직 2021년이 끝나지 않았지만 이 4명의 감독의 머릿속은 일찌감치 2022년을 향해 달리고 있다. 과연 이 4명중 몇 명이 재계약에 성공할 수 있을까. 반대로 재계약이 아니라 몇 명이 ‘실업자’가 될지도 궁금해진다.
물론 시즌 끝난 후가 아니라 시즌 중간에도 성적 부진으로 쫓겨날 수도 있다. 여유로운 김태형 보다는 ‘초보감독 3명’의 운명은 성적에 따라 시즌 내내 팬들의 ‘퇴진’압박에 시달릴 것이 분명하다.
[김태형-허삼영-류지현-김원형.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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