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에는 롯데에서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우투좌타 우익수 손아섭(33)이 NC 다이노스와 4년간 총액 64억 원에 계약했다. 계약금 26억 원, 연봉 총 30억 원, 인센티브 8억 원의 조건이다.
크리스마스인 25일에는 FA도 아닌 SSG 랜더스의 같은 우투좌타 외야수 한유섬(32)이 다년계약을 맺었다. 5년간 연봉으로만 총액 56억 원에 성적 옵션 4억 원을 더 받을 수있어 총 60억 원 규모이다. 한유섬은 추신수가 주로 지명타자로 뛰면서 주로 우익수로 나서 손아섭과 같다.
롯데 안치홍의 2+2년 FA 계약에 대한 법적 문제가 제기돼 올시즌부터 KBO리그에서 FA가 아닌 선수도 소속 팀과 다년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됐다.
SSG 랜더스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30홈런을 칠 수 있는 장거리포 한유섬이 과연 팀과 계약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왜냐하면 이번 FA 외야수 시장에서 NC 다이노스 출신의 나성범이 KIA와 6년 150억 원, 두산 베어스의 김재환은 4년간 115억 원에 잔류했기 때문이다.
한유섬은 2017년 29개의 홈런을 치며 거포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전신 SK 와이번스의 트레이 힐만 감독 시절인 2018시즌에는 페넌트레이스에서 41개의 홈런을 치며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SSG 랜더스로 첫 발을 내디딘 올시즌에도 그의 홈런 수는 31개에 달했다. 5년 연속 두 자리 수 홈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KBO리그에서 거포 외야수의 FA 시장 가격은 나성범과 김재환 계약에서 잘 나타나듯 100억 원 대에 형성되고 있다. 그런데 한유섬은 5년 60억 원을 받아들였다.
누구도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혹시 한유섬이 개명을 한 이유에서 조기 계약 결심 배경을 짐작해볼 수 있다.
한유섬의 지난 시즌까지의 이름은 한동민이었다.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바꾸는 한이 있어도 더 이상 부상을 당하지 않고 야구를 잘 하고 싶다’는 의지로 한유섬으로 개명했다.
그의 몸은 선수 시절 내내 부상으로 만신창이가 됐다. 팔꿈치 인대, 2017년 발목 인대 손상 등이 이어졌고 최근에도 정강이 뼈 골절, 왼손 인대 부상 등을 당했다.
한유섬은 개명 전(한동민)인 지난 해 페넌트레이스 144경기의 절반도 안되는 62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4푼9리, 15홈런에 그쳤다.
그런데 이름을 바꾼 첫 시즌인 금년 135경기에서 2할7푼8리, 31홈런을 기록했다. 135경기 출장은 41홈런을 친 2018시즌 136경기 이후 두 번째로 많은 경기 수이다. 기록상으로 개명 직전과 직후가 엄청난 차이가 났다.
한유섬이 FA 1년을 앞두고 5년 다년 계약을 한 것은 SSG 랜더스와 팬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크기도 했지만 혹시 모를 부상 공포에서 벗어나 편하게 야구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더 컸을 것으로 보인다.
KBO리그에서 개명으로 첫 성공을 거둔 선수는 손아섭이다. 그의 개명 전 이름은 손광민이었다. 선수 손광민은 2007~2008시즌 평범한 선수였다. 부상도 있고 야구도 잘 안되자 손아섭은 법원의 개명 허가를 받은 2009년부터 ‘땅 위 최고 아이’라는 뜻의 새 이름으로 변신해 2010 시즌 강타자로 성장했다.
2017시즌을 마치고 롯데와 4년간(2018~2021) 98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고 이번에 두 번째 FA로 64억 원을 더해 개명 후 모두 162억 원을 벌었다.
한유섬의 60억 원을 더하면 두 외야수의 이름값은 222억 원이 된다. KBO리그에 개명 열풍이 불지 흥미롭다.
한편 KBO에서는 이미 오태곤(오승택) 지성준(지시완) 박소준(박종기) 등이 이름을 바꾸었다.
[사진=NC, SSG]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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