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NC는 왜 '강제 리빌딩'을 하다 '현질'에 나섰을까. 현질이란 온라인 게임의 아이템을 현금을 주고 사는 것을 의미한다. NC가 외부 FA 영입에 나서면 현질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아무래도 NC의 모그룹이 게임을 서비스하는 엔씨소프트이기 때문일 것이다.
NC의 올 겨울은 그리 시끄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FA 나성범을 붙잡겠다는 의지가 확고했고 나성범과의 계약이 선결 과제였기 때문에 외부 FA 영입에 대한 계획을 섣불리 세우기 어려웠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나성범에게 KIA가 적극적으로 달려들어 6년 총액 150억원이라는 초특급 대우를 안기면서 졸지에 NC가 프랜차이즈 스타를 뺏기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NC가 내부 FA 단속에 실패한 것은 이번이 창단 이래 처음이었다.
NC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나성범의 마음이 떠났음을 인지하고 KIA가 계약을 발표도 하기 전에 외부 FA인 박건우와 6년 총액 100억원에 전격 계약을 맺은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FA 손아섭도 4년 총액 64억원에 붙잡는데 성공하면서 또 한번 '현질'을 감행했다.
이쯤되면 NC의 방향성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물론 나성범이 떠나면서 전력에 큰 공백이 생긴 것은 맞지만 NC는 나름 선수단 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던 팀이었다. NC는 지난 해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일궜고 올해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으나 리그를 뒤흔든 '술판 파동'으로 인해 포스트시즌 진출마저 실패하는 좌절을 맛봤다. '술판'을 벌인 주동자들은 출전정지 징계로 인해 후반기 출전이 무산되면서 NC는 젊은 유망주들을 1군에 기용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강제 리빌딩'을 진행해야 했다.
여기에 임창민, 김진성, 박진우, 김준완, 이원재 등 방출하면서 고강도 정리를 통해 '물갈이' 작업을 착수, 선수단 개편 의지를 보였다. 역시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기 위한 과정으로 보였다.
술판 파동으로 강제 리빌딩을 거친 NC는 프랜차이즈 스타를 잃고 FA 2명을 영입했다. 과연 NC가 생각하는 비전은 무엇일까.
"성적과 성장을 다 잡으려는 것이냐"는 물음에 임선남 NC 단장은 "어떻게 보면 불가능한 꿈일 수도 있는데 둘 다 하고 싶은 것이 구단의 욕심"이라면서 "가을야구도 계속 도전하고 우승도 노리면서 특히 내야진의 경우에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고 기용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다"라고 답했다. 쉽게 말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보겠다는 심산이다.
보통 리빌딩이라 하면 성적을 포기하면서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임선남 단장은 "일관성이 없다고 느낄 수 있고 구단의 욕심일 수도 있다"라며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다.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해보고는 싶었다"라고 말했다.
NC의 계획처럼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우승도 노리면서 유망주들의 성장까지 이뤄진다면 최상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욕심이라면 욕심이지만 그래도 "해보겠다"는 의지는 강력하다.
[NC와 FA 계약에 합의한 박건우(왼쪽)와 손아섭. 사진 = NC 다이노스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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