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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100억대 계약이 쏟아진 이번 FA 시장은 벌써 계약 총액만 937억원에 달해 1000억원 돌파도 눈앞에 두고 있다.
역대 최고액 타이 기록도 나왔다. 계약 기간은 다르지만 나성범이 KIA와 6년 총액 150억원에 계약하면서 이대호(2017년 4년 150억원)와 타이를 이뤘다.
그런데 나성범의 몸값에 30억원만 더해 예비 FA 3명을 '단속'한 팀이 있다. 바로 SSG다. SSG는 비FA 다년계약으로 다가오는 내년 FA 시장을 대비했다.
우선 SSG는 지난 14일 선발투수진의 중추 역할을 하는 박종훈과 5년 총액 65억원(연봉 56억원, 인센티브 9억원), 문승원과 5년 총액 55억원(연봉 47억원, 인센티브 8억원)에 사인했다. 공교롭게도 박종훈과 문승원 모두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며 내년 여름께 복귀가 예상된다. SSG는 주요 전력을 지키는 한편 이들이 몸 상태를 회복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SSG는 이에 그치지 않고 또 하나의 '예비 FA'와 전격 다년계약을 맺었다. 바로 좌타 거포 한유섬과 5년 총액 60억원(연봉 56억원, 인센티브 4억원)에 계약한 것이다. 한유섬은 KBO 통산 145홈런을 기록한 좌타 거포로 올해도 31홈런을 터뜨리며 중심타자 역할을 해냈다.
SSG는 "한유섬을 포함해 박종훈, 문승원 등 총 3명과의 다년계약 체결을 통해 팀의 투타 핵심 선수들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라고 자평했다.
만약 이들이 SSG와 다년 계약을 맺지 않고 FA 시장에 나왔다면 어땠을까. 이들은 충분히 타구단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선수들이고 올해 FA 시장의 광풍을 고려하면 더 나은 대우로 계약을 맺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SSG가 적극적으로 달려들면서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당장 내년 FA 시장에 대한 큰 고민거리를 지울 수 있게 됐다.
과연 다른 팀들도 SSG처럼 선제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있을까. 내년부터 FA 자격 조건이 1년씩 단축(고졸 9년→8년, 대졸 8년→7년)되면서 더 많은 선수들이 시장에 나온다. 구자욱(삼성), 양의지, 박민우(이상 NC), 유강남, 임찬규, 채은성(이상 LG), 한현희, 정찬헌, 박동원(이상 키움) 등 수준급 FA 선수들이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SSG처럼 예비 FA 선수들이 협조적이면 모르겠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평생 한번 올까말까한 대박 찬스이기 때문에 쉽사리 FA라는 기회를 저버리기 어렵다. 또한 비FA 다년계약에는 타구단과 경쟁이 붙지 않기 때문에 몸값을 올리기 쉽지 않은 부분도 있다. SSG의 기민한 움직임이 유행처럼 번질지, 아니면 다른 예비 FA들이 더욱 신중해지는 계기가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SSG와 비FA 다년계약을 맺은 한유섬, 문승원, 박종훈(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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