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선수 본인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SSG 한유섬(32)의 에이전트 브리온컴퍼니 박희진 팀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달 초 SSG로부터 연장계약을 제안 받고 재빨리 수락한 박종훈과 문승원과는 달리 생각하는 시간이 길었다. 야구인생 후반부를 좌우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간이었다.
한유섬은 올 시즌 135경기서 타율 0.278 31홈런 95타점 71득점 OPS 0.907을 기록했다. 리그 홈런 4위와 OPS 5위였다. 특히 OPS의 경우 키움 이정후(0.960)에 이어 외야수 2위였다. 득점권타율도 0.304로 괜찮았다.
이번 FA 시장은 역대급 호황이다. 사상 최초 총액 1000억원 돌파를 눈 앞에 뒀다. 외야수 빅6가 주도했다. 한유섬은 2022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FA다. 마침 2022-2023 시장에는 상대적으로 외야수가 덜 나온다.
즉, 한유섬으로선 내년에 괜찮은 성적을 올리면, FA 시장에서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을 할 수 있다. 여기에 연장계약을 받아들일 경우 상대적으로 계약 총액이 줄어들 수 있는 점도 고려했다.
하지만, 한유섬의 선택은 SSG와의 동행(5년 60억원)이다. SSG에 대한 애정, 타자친화적인 SSG랜더스필드를 계속 홈구장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 등을 생각했다. 사실 내년에 성적이 더 떨어지면 FA 시장에서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시선은 내년으로 향한다. SSG는 결과적으로 올 겨울 큰 보강은 없다. 한유섬은 최정, 추신수, 새 외국인타자 케빈 크론과 함께 앞으로도 SSG 타선을 이끌어야 한다. 5년간 SSG에서 꾸준히 활약하면, 만 38세 시즌을 앞두고 FA 계약을 따낼지도 모를 일이다.
김원형 감독도 주장을 맡기며 한유섬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시즌 종료 후 면담을 통해 주장을 제안했고, 한유섬도 받아들였다. 김 감독은 구단을 통해 “(한)유섬이가 선수들 사이에서 신뢰도가 높은 선수이기 때문에 주장으로서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평소 야구를 대하는 자세도 진지하고 열정적이다"라고 했다.
한유섬은 박종훈, 문승원과 함께 KBO리그 최초의 비 FA 다년계약 선수다. 에이전시, 구단, 선수 모두 표본이 별로 없어 비 FA 다년계약의 효율성, 시장에 미칠 영향력 등에 대해 정확하게 계산을 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박종훈과 문승원은 어차피 토미 존 수술 이후 재활로 5월까지 등판하기 어렵다. 여름에 돌아와도 2022시즌은 낙관적으로 보긴 어렵다. 그렇다면 실제적으로 한유섬의 퍼포먼스가 훗날 다년계약을 고려하는 구성원들 사이에서 일종의 기준점이 될 것이다. 한유섬이 의미가 큰 시즌을 눈 앞에 뒀다.
[한유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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