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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베테랑 MC 김성주도 실수를 했다. 배우 남궁민의 대상 개수를 착각한 것. 그러나 남궁민이 의연하고 센스 있게 대응하며, 김성주의 진행도 살리고 시상식의 흐름도 매끄럽게 이어갔다.
30일 생중계된 2021 MBC 연기대상에선 옥에 티가 하나 있었다.
MC 김성주가 시상식 중반, 배우들과 현장 인터뷰를 하던 중 남궁민에게 "유력한 대상 후보다. 이번에 대상을 수상하면 방송 3사 그랜드 슬램이 가능하다. 알고 계셨나?"라고 물은 것.
남궁민은 이같은 질문에 "상식적으로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미소와 함께 답했고, 김성주가 "머릿속에 기억을 하고 있는 거죠? MBC만 받으면 내가 3사 그랜드 슬램"이라고 재차 언급하자 "계획을 하고 있는 건 아니다"고 답했다. 김성주가 "통합 타이틀"이라며 대상 욕심이 나는지 묻자 남궁민은 "쟁쟁한 분들이 많다"며 "잘 모르겠지만 주신다면 도전해 보겠다"고 웃었다.
김성주의 실수는 남궁민에게 MBC 대상 수상 시 그랜드 슬램이라고 질문한 대목이었다. 방송 3사 그랜드 슬램은 MBC, KBS, SBS에서 모두 대상을 받는 경우를 가리킨다.
하지만 사실 남궁민은 KBS에선 대상을 받은 기록이 없다. 지난해 SBS에서 '스토브리그'로 대상을 받았고, 2017년 KBS에서 찍은 '김과장'으로는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김성주의 이같은 질문 실수는 제작진의 착오 때문으로 추정된다.
대상 시상자로 등장한 배우 박해진도 남궁민에게 비슷한 질문을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MBC연기대상 주인공인 박해진은 대상 발표 전 "제가 이 자리에서 대상을 받은 지 정확하게 1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처음 받는 대상이었는데, 받고 나서도 1년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며 남궁민을 향해 "그 상을 두 번이나 받으신 남궁민 선배님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이 든다"고 말한 것.
김성주뿐 아니라 박해진도 이러한 질문을 한 것에 비추었을 때, 제작진에서 남궁민이 과거에 대상을 두 번 받았다고 착각해 김성주, 박해진에게 잘못된 대본을 전달하지 않았나 예상된다.
김성주는 남궁민이 영예의 대상 수상자로 발표된 뒤 "3사 그랜드 슬램, 그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작품을 고르는 선구안이 있느냐?"고 물었다. 시상식이 끝날 때까지 제작진에서 실수를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남궁민은 처음 그랜드 슬램 질문을 받았을 때는 물론이고 대상 소감 때에도 김성주의 질문 실수를 공개적으로 지적하지 않았다.
남궁민은 김성주의 질문을 차분하게 듣고 맥락에 맞춰 "특별한 선구안, 그런 건 과장된 표현 같다. 다른 건 보지 않고 처음 대본을 진중하게 읽었을 때의 그 첫 느낌을 결국에는 선택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남궁민의 센스와 배려가 베테랑 MC 김성주와 MBC 연기대상의 실수도 살려낸 것이다.
[사진 = MBC 제공, MBC 방송화면]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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