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하성이만 없으면 돼요."
SSG 박종훈은 현역 KBO리거들 중 최상위급 입담을 자랑한다. 취재진의 '현웃'을 잘 이끌어내며, 촌철살인급 코멘트를 뽐낸다. 자신이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으면서도 자신감은 잃지 않는다. 강화 SSG퓨처스필드에서 8개월째 재활하며 지칠 법도 하지만, 기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당시 박종훈은 진솔한 얘기를 하면서도 유머도 잊지 않았다. 2021-2022 FA 시장에서 국가대표급 외야수가 대거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나성범의 KIA행과 박건우와 손아섭의 NC행, 박해민의 LG행이 핵심이다.
박종훈은 "성범이 형, 건우 형 괜찮습니다, 상관 없어요"라고 했다. 사실 박종훈은 지난해 나성범에게 3타석 2타수 2안타 1사구로 좋지 않았다. 통산 29타수 12안타 타율 0.485에 4타점. 장타는 2루타 두 방이었으나 상당히 약했다.
박건우에겐 통산 27타수 8안타 타율 0.296 1타점을 내줬다. 그렇게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았다. 어쨌든 박종훈은 나성범과 박건우를 언제 상대해도 이길 자신이 있어 보였다. 실제 두 사람에게 홈런은 한 번도 맞지 않았고 장타 허용도 2루타 두 방이었다.
박종훈이 이들에게 자신감을 보일 만한 결정적 이유가 있다. 이들보다 더 한(?) 천적타자가 있기 때문이다. 2020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로 떠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이다. 박종훈은 김하성에게 통산 16타수 8안타 타율 0.500 3홈런 7타점을 헌납했다. 2루타도 세 방이나 맞았다. 쉽게 말해 배트에 맞기만 하면 장타였다.
실제 박종훈은 예전에도 김하성 얘기가 나오자 고개를 저으며 "걔는 어디를 던져도 다 친다"라고 한 적이 있었다. 김하성이 유독 박종훈의 투구에 타이밍을 잘 잡았다. 박종훈은 웃으며 "하성이만 없으면 돼요"라고 했다. 김하성에게 고전한 걸 생각하면 나성범, 박건우와의 승부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의미다.
박종훈은 빠르면 5월, 늦어도 6월을 목표로 재활 중이다. 올 시즌 나성범, 박건우와의 승부, 그리고 김하성이 빠진 키움을 상대로 어느 정도의 기록을 낼 것인지도 관심사다. 특히 KIA와 키움의 경우 SSG와 치열하게 5강 경쟁을 펼칠만한 팀들이다.
참고로 김하성이 절정의 기량을 뽐낸 2019년과 2020년에 박종훈의 키움전 성적은 3경기 2패 평균자책점 3.72, 3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3.38이었다. 김하성이 떠난 지난해 4월23일 경기서 6⅔이닝 7피안타 2탈삼진 3사사구 4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박종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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