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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2021년 12월 21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국방부 연례 이사회에 앞서 군사 장비 전시회를 둘러보고 있다. /AFPBBNews] 러시아국방장관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2주 가까이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외신들은 쇼이구 장관이 실각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3일(현지 시각) 영국 더타임스와 미국 뉴욕타임스(NYT),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쇼이구 장관은 이달 11일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부 장관과 만나고 모스크바 군 병원을 방문해 부상병에게 훈장을 수여한 일정을 마지막으로 공개 일정이 없다.
러시아 국영방송은 쇼이구 장관이 18일에도 군 병원을 방문했다고 전했지만, 영상은 자료화면을 썼다. 더타임스는 “쇼이구 장관이 이처럼 장기간 언론에 노출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과 세르게이 쇼이구 대통령과 친분이 두텁다. 국방장관이 그렇게 오랫동안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더 타임스 캡처]
쇼이구 장관은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잠재적 후계자로도 거론된다.
영국 BBC는 “푸틴 대통령은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쇼이구 장관의 의견을 경청한다”고 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 시베리아로 사냥이나 낚시를 함께 가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병합에 기여했고, 러시아군 정보조직인 총정찰국(GRU)을 이끌기도 했다.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도 주도했다. 쇼이구 장관은 이달 1일 기자회견에서 “군 최고 통수권자의 결정에 따라 2월 24일부터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친러 분리주의 반군 지역인) 돈바스의 주빈을 보호하고, 우크라이나를 탈군사·탈나치화하기 위한 특별 군사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은 설정된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이 작전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 그가 돌연 자취를 감춘 것이다. 건강이상설도 불거졌다. 쇼이구 장관의 한 측근은 러시아 매체 아겐츠트바와의 인터뷰에서 “쇼이구 장관이 심장질환을 앓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 유력 언론인 에이전트스토브도 비슷한 소식을 전했다. 다만 러시아 국방부는 별 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쇼이구 장관이 실각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러시아 군사전문가인 안드레이 솔다토프는 NYT에 “우크라이나에서의 실패가 러시아 군부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며 “소식통에 따르면 쇼이구 장관이 최근 직위해제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군사분석가인 파벨 루진은 “푸틴 대통령은 ‘계획대로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러시아 군대가 짧은 기간 동안 이렇게 큰 손실을 입은 건 수십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며 “국방장관이 책임지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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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강력한 국방장관이 거의 2주 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크렘린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그가 건강상의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뒤를 이을 것으로 알려진 세르게이 쇼이구는 3월 11일 터키 총리 훌루시 아카르와 회담을 가졌을 때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또한 부상당한 군인들에게 훈장을 수여하기 위해 모스크바의 한 군병원을 방문했다. 러시아 참모총장인 발레리 게라시모프 장군도 이날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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