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995년의 행복회로를 다시 가동한다.
'엘롯기'는 야구계에서 여러 의미로 통용된다. 야구인들과 팬들을 들뜨게 하는 한편 실망스럽게 하기도 한다. 현실적으로 KBO리그는 엘롯기로 대동단결한 팬들의 도움을 얻어 흥행을 극대화해야 한다. 한편으로 엘롯기가 생산하는 부정적 이슈도 극복해야 한다.
10개 구단에서 가장 단단한 팬 베이스를 보유한 팀들이다. 이 팀들이 2022년 시범경기서 공교롭게도 공동 1위(8승3패2무)를 차지했다. 시범경기와 페넌트레이스는 전혀 다른 무대다. 그렇다고 의미를 축소 해석 할 이유도 없다.
13경기서 쌓인 결과와 데이터가 100% 우연은 아니기 때문이다. 주전들은 철저히 컨디션을 점검하는 무대였다. 그러나 저연차들, 외국인선수들은 최선을 다한 무대였다. 특히 LG와 KIA는 기대한 모습들이 나왔다. 그리고 뉴 페이스 효과가 뚜렷했다.
두 팀은 오프시즌의 승자였다. LG는 FA 박해민과 허도환, KIA는 FA 나성범과 양현종을 각각 영입했다. 두 팀은 이들의 보강 효과를 그라운드 안팎에서 분명히 확인했다. 심지어 LG는 송찬의, KIA는 김도영, 김석환, 최지민 등 뉴 페이스까지 발굴했다.
롯데는 전력보강이 전무했다. 오히려 FA 손아섭을 NC에 빼앗기며 한화와 2약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젊은 투수들을 중심으로 한 마운드의 힘이 돋보였다. 외국인선수들도 성공적으로 연?륙했다. 이학주도 장기적으로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은 낮다. 팀에 내실이 생길 조짐이다. 허구연 총재조차 "롯데도 래리 서튼 감독이 두 번째 해니까 작년보다 좋아지지 않겠나"라고 했다.
불행하게도 엘롯기가 역대 동반 포스트시즌을 치른 건 한 번도 없었다. 1995시즌 롯데~LG~해태 순으로 2~4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3위 LG와 4위 해태가 무려 10경기 차가 나면서 준플레이오프가 성사되지 못했다. 당시에는 3~4위의 격차가 3경기 이상이면 준플레이오프는 생략됐다.
그래도 KBO리그는 1995년 사상 최초로 500만 관중(540만6374명)을 돌파하며 흥행에 대성공했다. 이후 IMF 이슈에 2000년대 초반 한일월드컵 개최에 의한 축구 열풍, 병역비리 스캔들 등 굵직한 악재가 겹치면서 하락 그래프를 그렸다. 그래도 대체로 엘롯기의 성적이 흥행에 직결됐다. 공식과도 같다.
LG와 KIA는 올 시즌 힘이 있다. 반면 롯데의 객관적 전력이 좋은 편이 아닌 건 사실이다. 여기에 KT, NC, 삼성, 두산, 키움 등 시범경기서 폭발적이지 않았으나 저력이 있는 팀들의 시즌 페이스도 지켜봐야 한다.
과연 사상 최초로 엘롯기가 가을야구를 함께 할 수 있을까. 1995년의 행복회로를 다시 돌릴 수 있다면 2021년 각종 악재로 얼룩졌던 KBO리그의 위상을 회복할 계기가 될 수 있다. 엘롯기의 시범경기 1위가 우연이 아니었다는 걸 증명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온다.
[엘롯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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