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NC 마무리투수 이용찬은 선발투수로 15승(두산 시절이던 2015년)을 해본 적도 있었고, 마무리투수로도 네 차례나 20세이브 이상을 따냈다. 그래도 커리어를 돌아보면 마무리 경험이 선발 경험보다 좀 더 많은 게 사실이다. NC 이적 후에도 줄곧 마무리를 맡아왔다. 올 시즌에도 NC 마무리는 이용찬이다.
그런 이용찬은 9일 NC의 스프링캠프지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리드 파크 아넥스필드 불펜에서 약 70개의 공을 뿌렸다. WBC에 나가는 투수들의 경우, 예년보다 피칭 페이스가 빠른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도 불펜투수가 이렇게 많은 공을 던지는 게 놀라웠다. 기자는 애리조나에 캠프를 차린 모든 팀을 돌고 있는데, 불펜에서 70개나 던진 투수를 보지 못했다.
이용찬은 시종일관 포수와 큰 목소리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패스트볼과 주무기 포크볼을 점검했다. 불펜을 빠져나오면서 박석진 코치에게 “오늘이 느낌과 밸런스가 제일 좋았다”라고 했다. 이후 거친 숨을 몰아쉬고 옷을 갈아입은 뒤 취재진 앞에 섰다.
이용찬은 “다섯 번째 불펜이었다. 나는 원래 이 시기에 이렇게 던진다. 어린 선수들이 안 던지는 게 아닌가 싶다. 나는 그랬다. 어릴 때부터 어느 정도 던져놔야 컨디션이 올라왔다. 오늘이 최대치의 개수다. 이제 개수를 줄이고 강도를 높인다. 오늘 강도는 7~80%”라고 했다.
심지어 이용찬은 선발투수 시절엔 이 시기에 100개를 던졌다고 했다. 자신의 루틴이니 존중을 받아야 한다. 15일부터 WBC 대표팀 캠프에 가야 하니, 이용찬은 3월에 100% 컨디션을 내야 하는 WBC에 최적화된 투수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용찬이 실제로 WBC서 선발투수를 할지도 모른다. 그는 “어제 식당에서 우연히 이강철 감독님을 만났는데, 호주전 선발 어떻냐고 했다. 호주 타자들이 떨어지는 공에 약하다고 했다. 호주전에 등판하면 그런 부분을 생각해야 한다”라고 했다.
WBC는 투구수 제한이 있다. 1라운드의 경우 사실상 선발투수는 첫 번째로 등판하는 투수다. 때문에 이 감독은 투수 15명의 기존 보직을 사실상 무시하고 철저히 상대성, 컨디션 등에 따라 마운드 운영을 할 것으로 보인다. 포크볼이라는 확실한 무기가 있는 이용찬의 첫 경기 선발 등판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보긴 어렵다. 이미 70구를 던진 점, 과거 선발투수 경험이 있다는 점 등도 호주전 선발 등판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이용찬. 사진 = 투손(미국 애리조나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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