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변우혁(23)은 올해 KIA 내야진의 미꾸라지가 될 수 있는 선수다. 오프시즌이 시작되자마자 한승혁(한화)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옮겼다. 좀 더 무게감 있는 코너 내야를 원하는 KIA의 선택을 받았다. 류지혁, 김도영과 3루수 경쟁을 벌이는 동시에, 김석환과 함께 황대인의 1루수 수성을 저지할 수 있는 후보.
2019년 1차 지명자라고 하지만, 보여준 게 없는 선수다. 잔부상도 잦았다. KIA가 변우혁에게 투자하는 건, 그럼에도 거포 자질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내렸기 때문이다. 김종국 감독도 최근 스프링캠프지에서 “진중하고, 무서운 성격이다. 잔부상이 많아서 그렇지, 타격 자질은 좋은 선수다. 우리 스카우트 팀도 그렇게 알고 있다”라고 했다.
그 자질을,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각) 야구대표팀과의 연습경기서 보여줬다. KIA 차세대 에이스 이의리를 울리는 시원한 좌월 솔로포를 날렸다. 승패와 무관한 한 방이었지만, 변우혁으로선 존재 가치를 입증했다.
이 한 방에는 사연이 있다. 이범호 타격코치의 즉석 원포인트 레슨을 받은 직후에 터진 대포였다. 변우혁은 구단을 통해 “3번째 타석까지 상대 투수에게 끌려 다니는 느낌이 있었다. 3번째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이후 덕아웃에서 이범호 코치에게 조언을 구했다”라고 했다.
그러자 이범호 코치는 변우혁에게 “공을 쫓아다니는 것 같다. 중심을 좀 더 뒤에 잡아놓고 치자”라고 했다. 변우혁은 “그 다음 타석부터 컨택이 잘 이뤄졌다. 홈런은 실투성 투구를 이 코치님의 조언을 생각하고 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맞자마자 넘어간 느낌이 들었다”라고 했다.
이 코치는 통산 329홈런을 자랑하는 레전드 3루수다. 애버리지보다 한 방을 앞세운, 그러면서 클러치능력이 좋은 타자였다. 동시에 수비력까지 갖췄다. 어떻게 보면 변우혁에겐 롤모델이다. 그런 롤모델의 조언을 소화해 한 방을 만들어냈으니, 나름의 의미부여는 충분히 할 수 있다.
변우혁은 타격에 비해 수비력이 떨어진다. 이 코치의 그림자를 쫓아가기 위해선, 엄청나게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일단 변우혁의 장점을 보고 활용도를 찾겠다는 입장이다. “수비가 기대한 것보다 약하다. 그래도 장점을 살려 장타를 기대해야 하는 선수다”라고 했다.
변우혁이 올 시즌 1군에서 몇 경기 정도 나설 수 있을까. 류지혁, 김도영과의 경쟁을 이겨내지 못하면 풀타임 주전은 힘들다고 봐야 한다. 그래도 1군 통산 50경기에만 나선 미완의 거포에겐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올해 1군 백업으로 자리잡아도 성공이다. 그럴 경우 토종거포 육성에 사활을 건 KIA로선 주요 선택지 하나를 확보할 수 있다.
변우혁은 “6개월만의 실전이고, 좋은 투수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욕심 부리지 않고 공을 많이 보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아직 실전 경험도 적고 부족한 것이 많은데, 코칭스태프로부터 기술, 멘탈 모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이번 캠프를 계기로 더 노력해서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변우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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