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朴‧文 도운 것 사과, 尹 실패하면 또 사과할 것”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았었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이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 당선을 도운 것과 관련 “내가 국민 앞에 두 번 사과해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도) 실패하면 그때 가서 또 사과할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김종인 전 위원장은 24일 공개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문재인 정권은 실패했다고 규정하며 “우리나라 대통령들이 실패하는 이유가 다른 게 아니다. 정직하지 않다. 뭣보다 자기가 한 약속도 지키지 않는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이미 인수위 때 경제민주화는 (국정과제에서) 싹 지워버렸다. 그때 ‘이 정권이 잘도 가겠다’ 싶었다”며 “설마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이 거짓말을 하겠나 했는데 나를 속여먹은 거다. 게다가 그 옆에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같은 사람이 있을 줄 상상이나 했나”라고 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문재인도 똑같은 사람이었다”며 “총선에서 1당을 만들어줬지만, 그 뒤로 감사하단 전화 한 번 안 했다”고 했다.

이어 “그러니까 내가 국민 앞에 두 번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며 “알고 보니 근대 국가를 이끌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인 줄 내가 알지 못했는데 어쩌겠나”라고 했다.

‘대통령이 되면 왜 그렇게 달라진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대통령이 되면 자신이 모든 걸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착각할 수 있다. 황홀경에 빠지는 것”이라며 “그 황홀경에서 빨리 빠져나오면 임기 동안 일을 좀 할 수 있는 거고, 빠져나오는 데 오래 걸리면 일을 못 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는 “현재와 미래를 보고 일을 해야 하는데 자꾸 과거를 본다. 최근 ‘난방비 폭탄’ 문제만 해도, 가스요금이 올랐으면 그만큼 서민에게 보조해준다는 얘기만 하면 되지, 전 정권 얘기를 왜 하나”라며 “아무리 전 정권 (에너지 포퓰리즘) 탓이라고 해봐야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야당은 여당의 잘못을 먹고 산다. 그러니 야당이 여당에 알아서 협조해주기 바라는 건 잘못 생각하는 것”이라며 “어떻게든 야당을 구슬리고 설득해서 뜻하는 바를 이루려고 노력해야 한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야당이 국회의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서 일을 못 한다고 아무리 주장해본들 선거에 도움이 안 된다. 국민은 냉정하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실패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싫은 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며 “대통령이 자기 생각이 모두 옳다고 생각하면 거기서 실패가 시작된다. 대통령이 모든 걸 뜻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했다.

‘만약 윤석열 정부도 실패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엔 “문재인 정권에서 윤석열 정권으로 교체될 기반도 내가 만든 거다. 실패하면 그때 가서 또 사과해야 한다. 실패는 실패니까”라고 했다.

마지막 정치적 꿈에 대해서는 “지금은 어떤 자리에도 가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누가 또 대통령이 되도록 도와달라고 해도) 지쳐서 더 이상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더 속을 수 없다”고 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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