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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내 강성 지지자들로 분류되는 '개딸'(개혁의 딸)들과 직접 만나 소통에 나섰다.
개딸들은 최근 이재명 대표의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와 관련해 '살생부'를 만드는 등 반란표 색출에 나섰다. 당시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 온라인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퍼지면서 당내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이 대표는 당 통합을 위해 개딸들을 향해 "단결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며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당내 공격을 자제해줄 것을 호소했다.
지지자들은 이 대표의 호소에 대부분 수긍하는 분위기였지만,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시각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타이르는 이 대표를 향해 오열하는 지지자도 있었다. 한 지지자는 "우리도 참을 만큼 참았다. 우리 '깨시민'들이 얼마나 참았는지 아느냐"라고 소리치며 울분을 토했다.
디지털타임스에 따르면 이 대표는 14일 오후 여의도 민주당사 당원존에서 200여명의 지지자들을 만나 "저를 위한다고 하는 행동이 다르게 해석돼 당내에서 활동하는 저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당원 청원게시판인 '국민응답센터'에 올라온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 출당 권유 내지 징계, 이낙연 전 총리의 영구제명 청원 등에 대해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그는 "정당은 다양성이 생명이고 다양한 의견 표출이 가능하다"며 "그런데 '넌 왜 나와 생각이 달라'라고 해서 색출하고 청원해서 망신을 주고 공격하면, 기분은 시원할지는 모르겠는데 당의 단합을 해친다. 적대감이 더 강화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그러면 누가 손해인가. 우리 민주당 전체, 민주진영 전체가 피해를 입는다. 집안에 폭탄을 던지는 것과 똑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누구를 제명하자고 청원하면 제가 뭐가 되겠나"라며 "내용도 '이재명을 어쩌고 저쩌고' 해서 징계하라는데 그렇게 하면 적대감이나 이런 것이 더 심해지지 않겠나. (민주당 의원에 대한) 징계 청원은 신중해야 한다"고 자제를 당부했다.
특히 이 대표는 당 내부 균열과 갈등이 가장 큰 문제라며 지지자들에게 '비명계' 찍어내기를 중단해 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내부의 갈등, 균열은 외부의 공격에 비하면 적은 비용으로 엄청난 효과를 발휘한다. 그래서 우리가 제일 경계해야 할 부분이 바로 균열과 갈등"이라며 "가급적이면 달라도 수용하고, 같은 점을 보면서 더 벌어지지 않게, 더 가까워지게 우리 안에 동지에 대한 증오심 이런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제가 그냥 일반 당원의 한 사람이면 '싸우나 보다' 이럴 수 있는데 저는 지금 당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라며 "최대한 균열과 갈등을 줄이고 내년 총선, 나아가서는 우리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하는 사람"이라고 당내 공격 자제를 촉구했다.
이 대표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일부 당원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 당원은 "우리가 얼마나 참았는지 아느냐"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다른 당원은 "대표를 응원하고 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당내 공격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이 대표는 "그런 심정을 전혀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지자들을 달래면서 "그러나 그 결과로 제가 입장이 매우 난처해지고 있고 당의 리더십에 손상을 입고, 당의 단합에 도움이 안 되는 결과가 되고 있다. 의도한 것과 다른 결과를 빚을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생각하면 좋겠다"고 타일렀다.
이 대표는 총선 승리를 이유로 들며 당의 단합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내년 총선이 얼마나 중요한가. 총선에서 나쁜 결과가 나면, 그래서 상황이 입법부까지 넘어갈 경우 그 퇴행의 속도나 강도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면서 "상상하기도 싫은 상황이 실제 벌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고, 그 중 제일 중요한 게 분열과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 대표는 지지자들과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누가 저보고 '혹시 윤석열 대통령 밉냐'고 했는데, 저는 밉지 않다"며 "윤석열 정권 입장에서는 저를 제거하는 게 제일 유리한 상황을 만드는 것일 수 있다. 그 쪽에서 공격하는 건 일면 당연하다"고 했했다.
그러자 지지자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미워하세요", "(윤석열 정권의 공격이) 당연하지 않다"고 소리쳤다.
이에 이 대표는 "저의 개인적 감정을 투영하는 건 아무 도움도 안 된다"며 "저의 부족함이 (공격의) 더 큰 원인일 수 있다"고 상황 수습에 나섰지만, 지지자들은 "안 그래요"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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