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키움이 2022-2023 FA 시장이 개장하자마자 정찬헌을 붙잡지 않기로 한 건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정찬헌의 나이가 33세로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결정적으로 2022시즌 퍼포먼스가 좋지 않았다. 20경기서 5승6패 평균자책점 5.36이었다.
통산 389경기서 48승53패46세이브28홀드 평균자책점 4.80. 2018년 LG 마무리투수로 27세이브를 올린, 2017년 LG에서, 그리고 2021년 키움에서 선발투수로도 8~9승을 따낸 베테랑답지 않았다. 부진의 원인을 단편적으로 결론짓는 건 위험하지만, 적어도 정찬헌의 심리 상태는 불안했다.
정찬헌은 27일 키움과 FA 2년 최대 8억6000만원 계약을 맺은 직후 “솔직히 좀 급했다. 첫 한~두경기가 안 좋았다. FA를 생각 안 할 수 없었다”라고 했다. 겉으로는 예비 FA라는 사실에 태연할지 몰라도, 사람이라면 시즌 후 다가올 FA 생각을 안 하기 어렵다. 욕심도 생기고, 부담도 되면서 평소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정찬헌은 “스스로 복잡하게 접근했다. 멘탈이 성숙하지 못했다”라고 했다. 물론 키움의 2022시즌 선발로테이션이 타 구단들에 비해 다소 독특하게 돌아가면서 정찬헌이 일정기간 휴식을 취하고 다시 선발등판만 하기 어렵긴 했다. 그러나 정찬헌의 복잡한 생각, 마음이 투구에 악영향을 미쳤던 것도 사실이다.
정찬헌은 지난 겨울 어렵게 개인훈련을 했다. 그 과정에서 야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다시 느꼈다. 이젠 정말 순수하게 키움을 위해 헌신할 준비가 됐다. 그는 “보직은 생각도 하지 않는다. 선발이든 릴리프든 주어진 역할을 소화하겠다. 구단의 방향대로 맞춰가면 된다”라고 했다.
홍원기 감독은 정찬헌을 두고 “급하게 하지 말자”라고 했다. 현실적으로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는 건 어렵고, 2군에서 좀 더 체계적으로 몸 상태를 끌어올린 뒤 1군 콜업 기회를 살필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키움 선발진은 안우진~에릭 요키시~아리엘 후라도~최원태~장재영으로 확정됐다. 정찬헌은 롱릴리프나 셋업맨으로 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정찬헌은 “시간을 잘 활용하려고 한다. 이제 다 같이 움직이면서 훈련하게 됐다. 부족했던 부분을 찾아서 보완하려고 한다. 구속은 139km까지 나왔고, 아픈 곳도 없다. 오히려 더 강하게 던지려는 매커니즘을 찾았다”라고 했다.
[정찬헌.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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