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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서지혜 "'하트시그널' 이미지 버리고 싶었는데…6년 지나 다시? 신기해요" [MD인터뷰②]

시간2023-06-10 14:47:48 박서연 기자 lichts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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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배우 서지혜가 '하트시그널'을 다시 마주했을 땐 더 단단해졌다.

서지혜가 출연 중인 KBS 2TV 월화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1987년에 갇혀버린 두 남녀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시간 여행기를 그린 작품이다.

타입슬립 작품에 출연한 만큼 서지혜에게 시간여행을 생각해 본 적이 있냐고 물었다. 의외의 대답을 들었지만, 이해가 됐다.

"과거로 돌아가야 한다면 아예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아주 잠깐 여행을 갈 수 있는 거면 가고 싶은 때가 있지만, 과거로 돌아가서 갇힌다고 생각하면 과거로 돌리고 싶었던 순간은 한 순간도 없었어요. 항상 어떤 경험을 통해서 얻는 게 있다고 생각해요. 엄청 힘든 시기가 있어도 뭔가를 얻고 끝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그 시기를 겪고 싶지 않아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 힘들더라도 '나는 또 뭔가를 얻겠구나' 이런 생각으로 뒤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고 바꾸고 싶지도 않아요"

그러다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 '하트시그널'. 서지혜는 2017년 채널A 연애 예능 '하트시그널' 시즌 1을 통해 얼굴과 이름을 알렸다. 청순한 외모에 사랑스러운 눈웃음이 매력적인 서지혜는 당시 첫인상 투표에서 남성 출연자들에게 몰표를 받으며 주목 받았다.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서지혜는 "학교를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도 하던 시기였다. 그때 '대학내일' 에 지원했는데, 과 사무실에서 연락이 왔다. 저는 다양한 직업군 중 컴퓨터공학과 여대생으로 출연하면 재밌을 거라는 제안에 미팅을 해보자고 해서 사실 하게 됐다. 당시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이걸 통해서 방송 데뷔라는 말을 달게 될 줄이야. 지금 보니까 너무 옛날이더라. 6년 전인데 내가 무슨 용기로 했을까 싶다"고 말했다.

사실 서지혜는 고등학생 때 배우의 꿈을 갖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인정을 받고 싶었고, '하트시그널' 이후 배우의 길을 걷게 된 순간에도 서지혜는 진정성을 의심받을 때 그것이 아님을 증명해내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다.

"내가 배우로서 인정 받으려면, 진정성을 보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이 되게 많았다. 제가 많이 들었던 말이 '쟤 연예인할 얼굴이 아니야'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고등학교 때 배우가 처음으로 하고 싶어서 담임 선생님한테 말씀 드렸는데 '연예인을 하려면 정말 예뻐야 돼. 이목구비 화려하고 정말 예뻐야 돼' 이런 식으로 저를 어르고 달래시더라. 나는 뭔가 그런 화려함 때문에 배우를 하고 싶다고 한 게 아닌데, 예쁘고 포장된 배우가 하고 싶은 게 아닌데 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인정받을 수 있을까 힘들었다. '하트시그널'을 하고서도 그 방송이 '양날의 검'처럼 다가왔다. 내가 저 말을 또 듣는구나. 그래서 오히려 내가 깨야겠다, 연기를 너무 너무 하고 싶어서, 연기에 대한 진심이 있어서 열심히 한 거구나를 증명해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그런 서지혜는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웰컴2라이프', '크라임 퍼즐', '너에게 가는 속도 463km' 등 여러 장르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하트시그널 서지혜'를 지워나갔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의 순애를 만나기 전까지.

맑고 순수한 문학소녀 순애를 연기하는 서지혜를 보며 시청자들은 '하트시그널' 서지혜를 기억해냈다.

서지혜는 "'하트시그널' 이후에는 저만의 괜한 편견이었지만, '하트시그널'의 이미지를 아예 버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긴머리에 여성스러워야만 할 것 같고, 어릴 것 같은 이미지를 버리고 싶어서 연기적으로 많이 다른 캐릭터를 했다"며 "머리에도 변화를 주니까 사람들이 못 알아보더라. '크라임 퍼즐' 같은 경우에는 사이코패스로 나왔는데, 저를 전혀 못 알아보셨다. 전 작품 '너에게 가는 속도 463km'에서도 숏컷을 한 배드민턴 선수, 푼수 같은 역할이었다"고 이야기했다.

"6년이나 지났는데 이제 다시 화두에 올라서 신기하긴 하다. 그동안 맡은 캐릭터에서는 '하트시그널'이라는 타이틀이 안 올라왔었는데, 최근에 다시 그 얘기가 올라왔을 땐 신기한 느낌이었다. 전 작품에선 아무 말도 없었다. 전 작품에서는 다 캐릭터 이름으로 불리다가 처음으로 본명이 나오다 보니 신기하더라"

그렇게 자신의 이미지를 깨고 싶었던 서지혜는 본인과 꼭 맞는 순애를 만나고 생각이 바뀌었다. "아예 다른 얼굴로 나왔다가 화두가 되면 '어 변했다'고 나올 수 있지 않나. 저도 '내가 아예 변한 건가?', '나이가 들어서 혹은 이미지가 변한 걸까' 생각이 들 수 있는데, 여러 가지 캐릭터를 하고나서 순애를 연기하는데 옛날의 저를 다시 떠올려주셨지 않나. 나는 그냥 그대로 나인데, 나는 여러가지 색깔을 바꿀 수 있는 배우구나라는 생각에 뿌듯했다"고 미소지었다.

또 서지혜는 "두드러지지 않는 외모이지만, 그게 제 장점이 돼서 여기저기 잘 스며들 수 있는 느낌"이라며 "지금은 '하트시그널' 이미지를 버리고 싶으면 버리고, 선택하고 싶으면 선택할 수 있는 '난 둘 다 가능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자신의 매력을 밝혔다.

이제 서지혜는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됐다. 그와 닮은 캐릭터든 아니든.

"앞으로 어떤 캐릭터를 하게 될지 예상을 못하겠어요. 어떤 대본이 와서 제가 뭘 하게 될지 기대돼요. 이제는 어떤 대본을 보고 '내가 잘할 수 있을 거 같고 해보고 싶은데?' 해도, 이게 안된다고 했을 때 그렇게 아쉽거나 좌절감이 들지 않을 거 같아요. '이건 내 게 아닌가 보다' 하고 다른 내 역할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그게 설레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여러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하나의 틀에 박히지 않고 어떤 역할의 저를 봐도 신기하게 잘 들어맞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웃음)"

[사진 =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서연 기자 lichts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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