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그' 서지혜 "순애와 딱맞는 배우? 얼떨떨…진기주 ♥눈에 빠져들어" [MD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배우 서지혜가 '어쩌다 마주친, 그대' 순애로 맞춤옷을 입었다.

KBS 2TV 월화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1987년에 갇혀버린 두 남녀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시간 여행기로, 과거 연쇄살인 사건의 진실을 찾아 나선 윤해준(김동욱)과 백윤영(진기주)이 서로 목표가 이어져 있음을 깨닫고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서지혜는 극 중 훗날 윤영의 어머니이자 1987년의 우정고 3학년 이순애 역을 맡았다. 서지혜는 표정과 말투, 행동 하나까지 글과 책을 사랑하는, 맑고 순수한 문학소녀 순애가 곧 자신인 것처럼 순애를 흡수해 연기했다. 서지혜의 순애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순애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어쩌다 마주친, 그대' 감독과 작가의 눈에도 서지혜는 순애 그 자체였다.

서지혜는 "순애 역 오디션을 많이 본 걸로 알고 있는데, 감독님께서 순애만큼은 딱 순애 만의 이미지를 가진 배우를 찾길 원하셨다고 했다. 계속 생각했던 순애를 못 찾으시다가 제가 나온 화면을 보고 저랑 꼭 미팅을 해보고 싶다고 하셔서 미팅을 하게 됐다. 감독님이랑 작가님 두 분 다 생각했던 순애를 찾은 기분이었다고 해주셔서 신기하게 인연이 돼서 하게 됐다"며 "얼떨떨했다.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내가 딱 맞는 캐릭터라는 게 신기했다"고 말했다.

매 작품마다 부담을 갖지만 유독 이번 작품에서 부담감이 컸다는 서지혜다. "순애라는 캐릭터가 가진 여러 인물들과의 관계성이 많기 때문에 제가 선배님들한테 끼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었다. 혹여나 제가 잘못하면 작품에 큰 영향을 가져올 거라는 생각에 책임감이 있었다. 또 다른 사람들이 저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믿고 함께 할 수 있는 배우가 되려고 했다"

누구보다 순애를 잘 그려내 호평을 얻고 있는 서지혜가 순애를 연기하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일까.

"순애는 윤영이 시점에서 보는 엄마이지 않나. 윤영이가 제 나이 또래일 거라 생각을 해서 내가 보고 싶은 우리 엄마의 모습을 생각했다. 엄마의 현실적인 모습과 대비되는, 꿈이 있고, 소녀 시절의 예쁜 엄마의 모습을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로 나오기 직전에 사랑스러운 엄마의 모습을 담아내고 싶었고, 윤영이가 (순애를) 사랑스럽게 보도록 했다"

사실 순애는 아무것도 모르는 여린 아이 같지만 내면은 단단한 인물이다.

서지혜는 순애 캐릭터에 대해 "순애만큼 강하기 사실 쉽지 않다. 순수함을 갖기 힘든 환경이기도 하고, 비뚤어지기 쉬운 환경인데, 그런 것들을 틀에 박혀 바라보지 않고 좋은 쪽으로 항상 바라본다. 그런 생각이 강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행동이다. 그런데 그걸 표현을 잘 못하는 아이라고 생각이 들었다"며 "윤영을 만나고 여러 사건 사고를 겪게 되고 조금씩 알아가면서 순애가 좀 더 단단해 지는 느낌이 있을 거다"라고 말했다.

순애와의 싱크로율을 묻자 서지혜는 "순애와 같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순애를 연기하는데 처음에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많이 달라서. 목소리부터 사실 하나하나 신경쓰는 게 많았다. 제가 28살인지라 그런 아무 의도없는 눈을 갖기란 쉽지 않았다"며 "지금의 저와의 싱크로율은 모르겠지만 어렸을 때를 생각했다. 어렸을 때는 나도 저렇게 순수하고, 동화 속에 사는 느낌, 다 긍정적이고 희망적으로 봤던 시기가 있었는데, 옛날의 저를 생각하면서 돌아보게 만들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윤영 역의 진기주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모녀(母女) 관계이자 친구를 연기했기에 남달랐을 터다.

"언니는 저를 엄마로 알고 처음부터 저에게 온 상황이고, 저는 모르는 상황이지 않나. 저는 끝까지 몰라야 하는 상황이라 저는 최대한 이 상황을 모른다고 생각해야 했다. 하지만 윤영이의 눈동자에는 엄마를 바라보는데 하트가 있는 상태여서 저도 어쩔 수 없이 거기에 빠져들게 되더라. 언니가 꿀 떨어지게 바라보니까 저도 같이 애틋함이 생기고, 조금 진한 신에서는 감독님이 조금 자제하라고 해서 조절을 많이 했었다. 언니가 점점 엄마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훗날 남편이 될 희섭 역의 이원정과는 애틋하면서도 풋풋한 로맨스를 그려 설렘을 안기고 있다.

서지혜는 "원정이와 처음에는 나이 차이 많이 나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되게 에너지가 넘치고 열심히 하는 친구더라. 희섭이로서 있으려고 항상 노력했다. 원정이가 더 챙겨주고, 에너지도 띄워주려고 노력해줘서 고마웠다"며 "감정신이 있으면 노래를 공유해줬다. 같이 찍을 때 이 노래가 생각나서 보내준다는 느낌이었다. 저도 그 노래를 들으면 그 신을 같은 느낌으로 준비하게 되니까. 그런 것들을 원정이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고백했다.

순애의 학교 선생님 해준 역의 김동욱에 대해서는 "사실 일대일로 붙는 장면은 많이 없었다. 여러 명이 있을 때 동욱 선배님을 보니 현장에서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시고 노련미가 정말 남다르시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 캐릭터들을 다 신경쓰시고 어떤 조언을 하시거나 상황에 대한 정리도 선배님께서 능숙하게 하시는 모습이 진짜 선생님 같이 느껴졌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운 점을 떠올리던 서지혜는 "이런 현장이 되게 좋은 현장이구나를 느꼈다. 오랫동안 배우를 하게 된다면 이런 현장을 만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진짜 좋은 배우들, 선배님들과 함께했고, 특히 스태프 분들 한 명 한 명도 다 기억에 남는다. 진짜 작품이라는 건 혼자 하는 게 아니구나, 각자 역할을 진짜 열심히 하는구나를 배웠다. 모든 분들에게 감사함을 느끼게 됐다. 다들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시니까 저도 따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앞으로 남은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우정리 연쇄살인 진범을 찾는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그려질 예정이지만, 서지혜는 각 인물들의 이야기에도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범인을 찾아야 되니까 스릴러에 (가까울 거다). 그래도 캐릭터들 각자의 이야기들도 사랑해주시고 놓치지 않으면서 범인을 따라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너무 사건에만 매몰되지 않았으면 한다"

[사진 =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서연 기자 lichts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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