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타율 35위에 OPS 22위다. 대표팀에 뽑힐만한 성적으로는 다소 빈약하다. 그러나 항저우아시안게임 전력강화위원회는 과감하게 강백호(KT)를 택했다. 그의 지난 5년 커리어를 믿는다는 의미다.
KBO 전력강화위원회와 류중일 감독이 지난 9일 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 24인을 발표했다. 만 25세 이하 혹은 입단 4년차 이하 선수들 중에서 21명을 뽑았고, 와일드카드 3명을 덧붙였다. 물론 와일드카드도 전원 20대로 뽑았다.
때문에 KBO리그에서 각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뽑을 수 없는 구조다. 그래도 설정한 조건 속에선 최상위급 선수들을 뽑았다. 다만, 대표팀 최종엔트리를 보면 고개가 갸우뚱거릴만한 선수들은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강백호다.
강백호는 올 시즌 49경기서 타율 0.276 5홈런 29타점 27득점 OPS 0.771 득점권타율 0.359다. 타율 35위, OPS 22위. 홈런 16위, 타점 15위, 득점 17위. 장타율(0.414) 24위, 출루율(0.357) 26위. 탑10은 고사하고 탑20에 든 부문도 홈런, 타점, 득점이 전부다. 한 마디로 리그 최상위급 생산력이 아니다.
강백호는 2022시즌에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사실 2021년 후반기부터 하락세가 시작됐다. 올 시즌은 2022시즌만큼 부진한 건 아니다. 그렇다고 강백호의 이름값에 어울리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2019 프리미어12, 2021 도쿄올림픽, 2023 WBC 등 꽤 쌓은 국제대회 경험을 높게 평가받았다. 대표팀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이런 부분도 무시할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더구나 현재 한국야구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가 전문 1루수의 고갈이다. 국대급 전문 1루수가 안 보이는 실정이다. 강백호는 올해 외야로 돌아섰지만, 최근 수년간 1루수로 뛰었다. 이번 대표팀 최종엔트리만 봐도 강백호 외에 1루수를 맡을 선수가 마땅치 않다. 결국 강백호가 대회 내내 주전 1루수로 뛸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부분들을 감안하면 강백호 선발이 일정 부분 납득은 된다.
강백호로선 대표팀 선발에서 운이 어느 정도 따랐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9월 항저우에서 제대로 보여줘 대표팀의 금메달을 이끌어야 한다. 국제대회 성적은 상당히 좋다. 프리미어12 5경기서 타율 0.286 3타점 1득점, 도쿄올림픽 7경기서 타율 0.308 7타점 3득점, WBC 4경기서 타율 0.500 2타점 3득점이다. 국제대회 16경기서 47타수 17안타 타율 0.362 12타점 7득점. 아직 홈런은 없다.
그럼에도 강백호는 도쿄올림픽과 WBC서 엄청나게 욕을 먹었다. 도쿄올림픽 동메달결정전서 덕아웃에서 껌을 크게 씹는 모습이 중계방송 카메라에 잡혔다. 결정적으로 WBC 1라운드 호주전서 2루타성 타구를 날린 뒤 세리머니를 하는 과정에서 두 발 모두 베이스에서 떨어지며 아웃을 당했다. 전형적인 본헤드플레이.
강백호는 올해 KBO리그에서도 안이한 수비로 한 차례 팬들에게 질타를 받고 공개적으로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물론이고, 앞으로 국제대회에 선발될 경우 절대로 이런 모습들이 나와선 안 된다. 우선 항저우에서 본헤드 흑역사를 청산하고 한국의 금메달을 이끌면 좋겠다. 강백호에겐 자존심이 걸린 무대다.
[강백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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