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우리도 홈런 칠 줄 압니다'
KIA 신범수는 지난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와의 원정 경기에 8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홈런을 쳤다.
이 홈런은 신범수의 1,485일 만의 홈런이었고, 올 시즌 KIA 포수진의 첫 홈런이었다.
이날 경기 후 각종 야구 커뮤니티에서 KIA 팬들은 '법적으로 포수는 홈런 치면 안 되는 거 아니였나'라는 반응을 보이며 놀라워했다. 팬들이 이렇게 농담 섞인 웃픈 이야기를 한 건 올 시즌 KIA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포수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KIA는 유틸리티 내야수와 김태진과 현금 10억 원, 그리고 2023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키움에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면서 박동원을 트레이드 영입했다. 2017년 SK에서 김민식을 트레이드로 영입해 우승을 이뤘던 그때를 떠올리게 하는 영입이었다. 하지만 지난겨울 박동원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KIA를 떠나며 KIA 안방은 무주공산이 됐다.트레이드로 베테랑 포수를 영입할 것이라는 소문은 무성했지만, KIA는 백업포수 주효상 영입에 그쳤다. 결국 KIA의 안방은 한승택, 주효상, 신범수 등 젊은 포수들이 지키고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 타격에 약점을 보이는 선수들이다.
한승택은 40경기 타율 0.141(78타수 11안타) OPS 0.423, 주효상은 19경기 타율 0.063(32타수 2안타) OPS 0.181, 신범수는 24경기 타율 0.190(63타수 12안타) OPS 0.564다. KIA 포수진들은 시즌 타율 2할도 힘든 블랙홀 타순이다.
더군다나 상대적으로 가장 경험이 많은 한승택을 내복사근 파열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현재 1군 엔트리에는 신범수와 1군에서 3경기 4타석밖에 소화한 적 없는 3년 차 포수 김선우가 있다.누가 나와도 쉬어가는 타순이 KIA의 포수 자리다. 그런데 신범수가 15일 경기에서 홈런을 기록한 데 이어 16일 경기에도 안타를 기록했다. 최근 신범수는 타격의 질이 나쁘지 않다. 셋업 자세가 좋아 괜찮은 컨택 능력을 보여준다. 정찬헌 상대로 홈런을 기록한 타석에서도 여러 차례 자신의 스윙을 하며 좋은 파울 타구를 만들어 냈다. 비록 시즌 타율은 1할대지만 컨택이 좋아 충분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KIA는 신범수 말고는 내세울 카드가 없다. 특별한 외부 영입이 없다면 포수 타선은 상대가 쉬어가는 휴게소 같은 존재다. KIA 포수의 공격력은 올 시즌 KIA 야구의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올 시즌 KIA 포수진 첫 홈런을 기록한 신범수.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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