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진 "'달짝지근해', MZ세대도 공감 가능…코믹하려면 더 진지하게 해야"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노한빈 기자] 배우 유해진이 연기 신념을 털어놨다.

9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영화 '달짝지근해: 7510'의 유해진을 만났다.

영화 '완득이', '증인' 등을 연출한 이한 감독의 신작 '달짝지근해: 7510'은 과자밖에 모르는 천재적인 제과 연구원 치호(유해진)가 직진밖에 모르는 세상 긍정 마인드의 일영(김희선)을 만나면서 인생의 맛이 버라이어티하게 바뀌는 이야기를 담았다.

인생 첫 코믹 로맨스에 도전한 유해진은 중독적인 맛을 개발하는데 일가견 있는 천재적인 미각을 소유한 제과 연구원 치호로 분했다. 치호는 우연히 일영을 만나게 되고 인생의 새로운 맛을 깨닫게 된다. 일영의 마음을 얻기 위해 진지한 표정으로 아재 개그를 선보이고, 주변 사람들의 당황스러운 표정에도 둘만의 세상에 빠져 즐거운 나날을 보낸다.

마흔다섯임에도 순수하고 어리숙한 치호 캐릭터를 연기한 유해진은 누구나 공감할 사랑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철부지스러운 모습도 사랑스럽게 그려내고, 사랑하며 겪는 풋풋한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내 이입을 이끈다. 특히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호흡을 맞춘 김희선과 오랜 기간 알던 사이 같은, 남다른 케미스트리가 돋보인다.

이날 유해진은 지난 7일 개최된 '달짝지근해: 7510' 배급시사회를 언급하며 "처음 선보이는 거라 그때가 제일 조마조마했다. 왜냐하면 그냥 사랑 이야기만 전달하는 것이 아닌 웃음도 통해야 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웃음 코드가 잘 전달되는 건지 궁금했다. 웃음이 많이 나왔다는 얘기를 들어서 그때 조금 마음을 놨다"고 첫 코믹 로맨스 개봉을 앞두고 긴장하는 기색을 내비쳤다.

이어 "'달짝지근해: 7510'은 편안한 영화다. 웃음뿐만 아니라 짠한 부분이 있다. 만남과 헤어짐은 똑같이 느끼는 것이기 때문에 MZ세대에게도 공유 가능하다"고 자신하면서도 "중년의 사랑이라고 하면 선입견을 가질 것 같다. 싱그러운 사랑 얘기라고 해주시길 바란다"고 걱정을 표했다.

처음 '달짝지근해: 7510' 시나리오를 본 순간을 떠올린 유해진은 "둘 다 되게 순수한 사랑 같다. 그런 사랑 이야기가 재미있었다"며 "중간중간 계속 코믹한 부분들이 있어서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코미디 연기는 쉽게 하는 줄 아는데 사실 더 어렵다는 유해진은 "코미디라고 해서 코미디로 하면 안 된다"며 "스스로 법칙이 있다. '해적'(2014) 에서 고래 얘기하는 장면이 있다. 사람들은 코미디라고 느꼈지만 저는 진지하게 설명한 거다. 고래를 모르는 게 답답하니까 모든 표현을 다 써서 설명해 줄 수밖에 없는 그 자체가 재미있는 것"이라고 코미디 연기의 신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코믹하게 하려고 과장했으면 재미없었을 것"이라며 코믹한 장면이 있으면 더 진지하게 접근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치호를 연기하며 유해진이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일까. 그는 "일영이 반할 만한 순수함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일영이 반하는 건 순수함 그 하나일 거다. 치호의 순수한 모습을 보고 '요즘 드문 사람이네'라는 그런 게 있어야겠더라"고 말했다.

영화를 감상한 윤제균 감독이 '다음에는 정통 멜로로 해도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 전한 유해진은 "정통 멜로가 아니더라도 애잔한, 절절한 얘기가 있거나 제가 공감 가는 얘기가 있다면 하고 싶다. 멜로라는 분류는 중요하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데뷔 27년 차를 맞은 유해진은 "따로 관리하는 건 없다"며 "다만 하루라도 땀 흘리려고 한다. 촬영할 때 운동복을 가지고 다니니까 스태프들이 '유해진은 오면 어디든 뛰든지 어떻게든 짬을 내서 운동하는구나' 하더라. 또 '지금 이렇게 연기하는 비결이 땀, 운동 때문에 그런 거 아니냐', '왜 이렇게 피부가 좋아요', '매일 땀 흘려서 그런가 보다' 얘기한다"고 말했다.

더 젊어진 것 같다는 말에는 "아니다. 옛날 사진을 보면 풋풋함이 느껴진다"면서 "'럭키' 때 힘들어서 살이 진짜 많이 빠졌다. 군대 때 66kg이었는데 럭키 때 67kg였다. 그 외에는 70kg이다. 그러니까 화면으로 보여지는 건 매번 똑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15일 전국 개봉.

노한빈 기자 beanhan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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