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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 같아서"
키움 히어로즈는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0차전 홈 맞대결에서 10-8로 진땀승을 거두며, 구단 최다 연패의 '수모'를 가까스로 피했다.
연패 탈출의 기쁨은 분명했지만, 이날 경기 전 키움에는 '악재'가 날아들었다. 바로 '에이스' 안우진의 이탈이었다. 안우진은 지난 8일 롯데전에서 비록 긴 이닝을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5⅔이닝 동안 투구수 104구, 4피안타 4볼넷 6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최소 실점 경기를 펼쳤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투구 내용이 나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투구 내용은 '평소'답지 않았던 것은 분명하다. 볼넷이 4개로 유난히 많았고, 투구수 또한 5⅔이닝을 소화하는데 무려 104구나 던졌다. 안우진이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불리는 것을 고려한다면 과정은 분명 아쉬웠다.
홍원기 감독은 9일 경기에 앞서 "안우진이 혼자 마운드에서 고군분투하고, 역투하고 있는데 어제(8일) 유난히 초반부터 볼넷이 많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서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일요일(13일) 등판까지 생각을 해서 투구수 조절을 하려고 했는데, 계획대로 되지 않아서 본인도 팀도 힘든 상황이 연속되고 있다"며 지난 8일 등판을 돌아봤다.
첫 질문을 받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말소'를 할 것이라는 뉘앙스를 내비치지 않았던 홍원기 감독은 어렵게 말소 소식을 전했다. 사령탑은 "시즌을 끝까지 완주하기 위해서는 (휴식) 고민이 필요한데, 엔트리 변동이 있을 수 있다. 오늘 결정을 할 것 같다"며 "늦게까지 회의를 해서 결정한 부분인데 다음 등판에 차질 없기 위해서는 오늘 한 번 빠지는 것이 완주를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우진의 말소를 결정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홍원기 감독은 "큰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어제 초반에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불편한 동작, 그리고 전에 보지 못했던 볼이 날아가는 것을 보고 이상을 느꼈었다. 4일 휴식 후 등판 계획을 잡고 있었기 때문에 6회에 올리는 것에 굉장히 고민이 많았는데, 더 끌고 갔다가는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 같아서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홍원기 감독은 "오늘(9일) 몸 상태를 체크해 보니 썩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서, 급하더라도 선수 보호 차원에서 한 턴을 건너 뛰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에 결정을 내렸다. 팀은 급하지만 다른 선수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고, 기회가 될 수 있기에 어렵게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입단 초 선발과 불펜을 오가던 안우진은 2021시즌부터 본격 선발 투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하지만 2021년에는 부상으로 21경기 107⅔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으나, 지난해 정규시즌 196이닝을 던졌고, 포스트시즌에서도 26⅔이닝을 소화하는 등 총 222⅔이닝을 기록했다. 직전 시즌과 비교하면 이닝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최근 조금은 아쉬운 모습이 거듭되고 있는 것이 작년 많은 이닝을 던진 것의 영향도 있을까. 사령탑은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아니다. 그건 핑계밖에 되지 않는다.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작년 전반기 블론세이브가 두 번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16번인데, 이게 가장 큰 차이다. 유독 승리 운이 따르지 않고, 반복이 되고 있다. 그리고 올해는 유독 우천순연도 없이 강행군을 펼치다 보니 누적된 것이 겹친 것 같다"라고 했다.
결국 모든 잘못은 감독에게 있다는 것이 사령탑의 설명. 홍원기 감독은 "프로는 당연한 것이 없다. 어떤 상황이 발생됐을 때 그걸 준비하지 못한 것은 현장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강조했다.
우려할 만한 부상은 아니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은 분명한 상황. 키움은 자칫 부상을 당할 것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움직임을 가져갔다.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안우진은 열흘 뒤 다시 1군 마운드로 돌아올 전망이다.
고척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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