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장주원(류승룡) 딸, 체대입시생 희수로 분한 고윤정
"희수와 닮은 점 많아…강풀 작가님도 만족하셨다"
"봉석이와 멜로이기도, 우정이기도…서로의 처음"
[마이데일리 = 노한빈 기자] ] 배우 고윤정이 디즈니+ '무빙'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화동 한 카페에서 '무빙'의 고윤정을 만났다.
지난 9일 공개된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감춘 채 과거를 살아온 부모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액션 시리즈로, 누적 조회 수 2억 뷰를 돌파한 강풀의 동명 원작 웹툰을 기반으로 한다.
고윤정은 아버지 장주원(류승룡)과 같은 초재생 능력을 가진 고등학생 희수를 연기했다. 17대1로 싸움을 벌이는 액션 연기뿐만 아니라 봉석(이정하)과의 관계성을 달달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무빙'의 괄목할 만한 성적을 언급하자 고윤정은 "너무너무 감사드린다"며 "저는 사실 예상했다. 좋은 배우들이 많이 나오고 좋은 제작진과 스태프분들이 나오지 않냐. 강풀 작가님도 워낙 유명하신 분이라 잘 될 줄 알았다"고 밝혔다.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차태현, 류승범 등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배우들과 함께하게 된 소감으로는 "캐스팅 소식만 듣고도 설렜고 아쉬웠던 건 모든 선배님들을 현장에서 뵙지 못했다. 같이 촬영했던 선배님들은 같은 신에 들어가지 않고 따로 조언해 주지 않으셔도 연기하는 자세와 연기하는 걸 보기만 해도, 되게 많이 배우는 것 같더라. 허투루 지나가는 시간이 없었다"고 존경심을 내비쳤다.
현장에서 리딩 하는 걸 어려워한다는 고윤정은 "오디션 현장에서 대본을 처음 봤다"며 "(현장에서 바로 리딩 할 경우) 입에도 안 붙어있고 설정도 잘 모르지 않냐. 그런데 희수라는 캐릭터랑 저랑 성격도 비슷하고 말투도 비슷해서 너무 편하게 읽히더라. 그 정도로 닮은 점이 많은 친구"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으로 첫 집필에 나선 강풀 작가 역시 고윤정 캐스팅에 만족해했다고. 고윤정은 "작가님은 말투랑 목소리가 너무 좋았다더라"라며 "희수가 초능력자이기도 하지만 보이는 거로는 체대 입시생이지 않냐. 체육을 하고 액션을 하는 데 어울리는 목소리였나 보다"고 추측했다.
구체적으로 희수와 고윤정이 잘 맞는 부분은 무엇일까. 그는 "감정 표현이 더딘 거랑 씩씩한 게 닮은 것 같다"며 "저도 입시를 오래 했다. 한 목표만 보고 오래 달려온 편이다. 입시라는 게 사실 다른 생각하지 말고 앞만 보고 가야 하고, 머리 비우고 해야 한다. 오랜 관성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건데 그런 면에서도 체대 입시생 희수와 닮은 것 같다. 또 희수가 낯간지러운 말을 못 하는데 저도 약간 그렇다"고 희수와의 닮은 점을 설명했다.
봉석 역의 배우 이정하, 강훈 역의 김도훈과 호흡을 맞춘 고윤정. 세 사람은 정원고 3인방으로 묶여 사랑받고 있다. 이에 고윤정은 "어디 가서 아기 나이는 아닌데 아역들이라고 표현하시더라"라면서 "그래서인지 현장에서 배려도 많이 해 주셨다. 안 딱딱하게 하려고 감독님도 현장 분위기를 더 가볍게 만들어주신 것 같다. 어려웠던 것보다 대단한 선배님들 사이에서 민폐 끼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정하, 김도훈 배우와의 케미도 너무너무 좋았어요. (이정하, 김도훈과) 동갑인 남동생이 있어서 편하게 다가갔어요. 두 분 다 성격이 너무 좋아서 금방 친해지더라고요. 지방 촬영이 많아서 숙박을 하는 경우도 잦았는데, 중간에 쉬는 날이 생기면 근처에 재미있는 곳을 같이 다녀오기도 했어요. 하루는 촬영장 근처에 보령이 있어서 바닷가도 갔다 왔어요."
고윤정이 생각하는 희수와 봉석의 관계는 어떨까. 그는 "서로의 처음인 것 같다"면서 "처음 사귄 친구이기도 하고 첫 관계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사랑이기도 하다. 둘의 관계를 딱 멜로라고 하기에는 공통점이나 비슷한 아픔이 많아서 사랑이라고 단정하고 싶지 않다. 사랑이기도 하고 의리이기도 하고 우정이기도 하다"고 표현했다.
금세 가까워진 봉석과 달리 어색한 사이인 강훈에 대해서는 "(강훈이) 희수가 처음 온다고 들었을 때 '나랑 같은 친구가 온다'고 생각했을 텐데 조금 사교적이지 못하지 않나. 사이가 안 좋은 건 아니지만 친해질 계기가, 타이밍이 없었다"면서 "강훈이도 희수를 짝사랑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공통점을 가진 친구와 그걸 공유하지 못해서 외로운 것 같다. 희수처럼 마음을 털어놓을 친구가 필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미술고 출신으로 대학교에서도 회화를 전공한 고윤정은 "한 8년을 미술 (전공)했는데 제일 좋아하는 건 체육이었다"며 "구기종목 같은 거 말고 기록 갱신 하는 게 좋았다. 멀리뛰기나 달리기, 유연성 부문에서는 내가 제일 뛰어난 기록을 보여야 했다. 희수가 체대 입시생인 게 반가웠다. 한 번만 기록하면 되는 게 아니라 여러 각도에서 여러 번 (체대 입시를 준비하는) 촬영을 했다. 윗몸일으키기 같은 경우는 대역도 못 쓰고 힘들더라"고 체대 입시생 역할의 고충을 토로했다.
"'무빙' 반응이 좋다는 걸 지인들이 짤 같은 걸 보내줘서 알게 됐다"는 고윤정은 "'환혼' 낙수 첫 등장에서 수사들을 다 쓰러트리고 비장하고 외롭게 혼자 서있는 장면과 희수가 17대1로 눕히고 혼자 있는 걸 대조되게 해뒀더라. 이렇게 보니 '내가 액션을 참 많이 했구나' 싶기도 하고, 전에 방영된 작품이 나중에 방영된 작품에도 도움을 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전 작품도 챙겨보고 현재 작품도 챙겨보는 사람이 있다는 게 되게 감사했다"고 미소 지었다.
"17대1 장면을 찍을 때는 10월 말 정도였어요. 바람이 부니까 몸에 붙은 진흙들이 자꾸 마르더라고요. 계속 물을 뿌리고 찍고 해서 엄청 추웠던 기억나요. 아무래도 진흙 바닥이다 보니까 누군가 넘어질 때도 있고 변수가 너무 많이 발생해서 합을 맞췄어도 합을 그대로 맞춘 대로 가진 못했어요. 액션팀에서 조금씩 변영해서 더 완성도 있게 나왔어요. 힘든 만큼 너무 잘 나온 신이라 좋아요."
앞서 고윤정은 체대 입시생 희수 캐릭터의 싱크로율을 위해 체대 입시 학원도 다녔다고 얘기한 바 있다. 그는 "제가 체육 시간 좋아하긴 하지만 기록적인 것에 대한 거였다. 어떻게 하면 더 잘 뛸까 생각을 안 했던 사람"이라면서 "10초 안에 이만큼 뛰어라 하면 뛸 수 있는데 정석적인 자세로 뛰라고 하면 몸에 안 베여있으니까 못 뛰겠더라. 그런데 시청자분들이 봤을 때 체대 입시생은 정말 체대 입시생 같아야 하고 능숙해 보여야 하기 때문에 자세를 자연스럽게 잡는 게 어려웠다. 체력적으로 힘들더라"라고 돌이켰다.
또한 고윤정은 액션 연기에 대한 열정도 남달랐다. 그는 "희수가 안 다치는 캐릭터지, 잘 싸우는 캐릭터는 아니다. 액션 합을 맞추면 공격을 받는 합을 많이 맞췄다"면서 "그래서 잘 싸우는 캐릭터를 해 보고 싶다. '환혼'에서도 낙수 말고 보여준 적 없어서 제대로 잘 싸우는 캐릭터를 한번 하고 싶더라"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액션에 욕심이 있을까. 고윤정은 "총 액션도 있고, 맨손 액션도 있는데 저는 검 액션이 매력 있는 거 같다. '환혼'에서 짧게 해서 그런지 아쉽더라"라고 덧붙였다.
특히 고윤정은 "희수가 봉석이 처음 몸 뜨는 걸 보고 구해주는 때가 인상 깊었다"며 "그때 이정하 배우가 5kg이 확 늘었을 때였는데 계속 배가 눌리니까 체하고 그랬다. 고생도 많이 했는데 그만큼 너무 예쁘게 나왔더라. 너무너무 좋아하는 신"이라고 만족해했다.
"초반에는 봉석이와 희수와 강훈이가 어떻게 만나고 어떤 관계를 맺어가는지를 보여줬다면 후반에서는 지금까지 나오지 않았던 배우들도 나올 거예요. 그 배우들은 정원고 근처가 아닌 다른 나라, 지역에서 오는 캐릭터일 수도 있어요. 판이 엄청 커지고 액션의 스케일도 커지고 공간도 커지니까 화려한 액션을 기대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 나올 회차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고윤정이 바라보는 봉석이의 매력은 뭘까. 그는 "눈웃음이 봉석이의 매력"이라면서 "언제 어디서나 늘 항상 웃고 있긴 한데 그게 적재적소에 잘 맞는다. 딱히 잘못한 일은 없지만 항상 화를 못 내겠는 표정이지 않냐. 촬영이 딜레이 돼서 지쳤을 때 '누나 힘들어?' 하는데 그게 힘이 됐던 것 같다"고 힘이 되어준 이정하에 고마워했다.
희수가 아닌 고윤정으로서 봉석이와 강훈이 중 좋아하는 스타일을 묻자 "저는 봉석이 스타일이 좋다"며 "강아지 같은 다정한 스타일을 좋아한다. 결정적으로 강훈이가 도와주긴 했다. 결정타는 강훈이가 날렸지만 너무 표현을 못 하지 않나 싶다"고 답변했다.
악역인 프랭크를 연기한 배우 류승범의 팬이라는 고윤정은 "류승범 선배님 촬영이 있을 때마다 스케줄표를 확인했는데 항상 저도 촬영이 있더라"라며 "단 한 번도 뵙지 못했다. 제가 촬영이 없었으면 선배님 얼굴 한 번 뵈려고 찾아갈 텐데 항상 저도 촬영 중이었다. 뵌 적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극 중 가장 멋진 인물을 "프랭크"라고 꼽기도 했다. 그는 "사실 두식, 미현도 너무 멋있고 과몰입해서 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프랭크가 류승범 선배님이고, 류승범 선배님이 프랭크로밖에 안 보이더라"라면서 "신비롭기도 하고 궁금증도 있어서 기대감도 높았다. (드라마 보고) 깜짝 놀랐다. 정원고 애들이 나오다 중간중간 잠깐 화려한 액션으로 등장하는 캐릭터지 않나. 우리 얘기가 나오더라도 갑자기 프랭크가 나오면 장르가 바뀌는 게 너무 좋았다"고 진심 어린 팬심을 표했다.
드라마 '무빙' 결말에 대해서는 "마음에 든다. (원작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짧게 답했다.
지난 22일 유튜브 채널 '테오' 웹 예능 '살롱드립'에서 케이블채널 tvN '뿅뿅 지구오락실2'에 출연하고 싶다고 고백한 고윤정은 "집에 있을 때나 밥을 먹을 때, TV를 보면 '지구오락실'을 가장 많이 튼다"며 "제가 게임을 좋아해서 그거 맞추는 재미로 본다. 또 또래 출연자분들이지 않냐. 출연자분들한테 반응하는 나영석 PD님이 신기했다. '1박2일' 시청자이기도 해서 새로운 모습인 것 같더라. 계속 보게 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오랜 기간 그림을 전공으로 삼던 고윤정은 한 주간지를 통해 표지모델을 한 후, 많은 매니지먼트로부터 캐스팅 제의를 받아 배우로 데뷔하게 됐다. 오랜 준비 기간 끝에 데뷔를 하는 경우도 잦은데, 연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담감도 있었다는 그는 "마음가짐에 있어서 강점되기도 한다"면서 "'나는 전공자가 아니니까 여기서 제일 못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하니까 부담도 있지만 오히려 마음이 편하더라. '난 전공도 연기 전공도 아니고 내가 제일 못할 텐데 뭐' 하고 모든 마음을 비우고 생각하니까 되려 편했다. 누군가한테 가르침을 받을 때 흡수가 빠른 것도 있다"고 남다른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계속 궁금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류승범 선배님을 보고 싶어 했던 것처럼 나중에 후배들이 촬영장에 놀러 와서 구경하고 싶을 만큼, 멋있는 배우가 돼서 계속 일하고 싶어요."
한편, '무빙'은 매주 수요일 오후 4시 새로운 에피소드를 공개하고 있다.
노한빈 기자 beanhan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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