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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가 다시 한번 팀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경기에서 선발의 중책을 맡는다. 기적이 뒤따르고 있는 가운데 지금의 흐름을 반드시 이어가야 한다.
토론토는 17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 맞대결에서 연장전 접전 끝에 4-3으로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손에 넣었다.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티켓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토론토는 류현진이 마운드로 돌아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포스트시즌 진출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류현진이 복귀에 박차를 가하던 시점부터 입지가 흔들리더니 지금까지도 가을야구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특히 토론토는 지난 12~15일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티켓을 놓고 다툼을 벌이고 있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4연전을 치렀는데, 충격의 '스윕패'를 당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전날(16일) 텍사스와 시애틀 매리너스가 나란히 패했는데, 토론토는 보스턴을 잡아내면서 '기사회생'하는데 성공했다.
전날(16일)의 행운 속에 토론토는 이틀 연속 보스턴을 격파했다. 정말 누가 이길지 알 수 없는 경기였다. 경기 초반 흐름은 매우 치열했다. 보스턴은 '에이스' 크리스 세일, 토론토는 '6300만 달러(약 838억원)'의 사나이 크리스 배싯이 각각 상대 타선을 꽁꽁 묶어내며 팽팽한 흐름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 흐름을 먼저 무너뜨린 것은 보스턴이었다.
보스턴은 6회초 선두타자 윌리어 아브레유가 볼넷을 얻어내며 물꼬를 털더니 후속타자 라파엘 데버스가 배싯의 4구째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으로 향하는 93.7마일(약 150.8km)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 선제 투런포를 작렬시키며 팽팽한 흐름에 균열을 가했다. 그러자 토론토도 반격에 나섰다.
토론토는 7회 선두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세일의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에 형성되는 슬라이더를 힘껏 잡아당겨 추격의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이후 토론토 타선이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면서 보스턴의 승리로 이어지는 듯했던 경기는 9회 균형이 맞춰졌다.
토론토는 9회말 상황에서 캐반 비지오가 안타를 쳐 2사 1루의 마지막 찬스를 잡았다. 여기서 기적이 일어났다. 달튼 바쇼가 경기를 매듭짓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존 슈라이버를 상대로 중견수 방면에 타구를 보냈다. 이때 보스턴 중견수 세단 라파엘라가 타구의 낙구 지점을 잘못 판단, 이는 1타점 동점 3루타로 연결됐다.
토론토는 이어지는 2사 3루에서 경기를 끝내지 못했지만,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가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점수를 먼저 낸 쪽은 보스턴이었다. 보스턴은 연장 12회초 1사 2루에서 파블로 레예스가 리드를 되찾는 적시타를 뽑아냈다. 하지만 토론토는 12회말 1사 3루에서 보 비셋이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며 3-3으로 다시 균형을 맞췄다.
마지막에 웃는 것은 토론토. 보스턴이 13회초 득점에 실패한 뒤 토론토는 13회말 2사 3루에서 위트 메리필드가 3루수 방면에 끝내기 내야 안타를 쳐 길고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리고 토론토에게 다시 한번 '천운'이 따랐다. 토론토가 승리한 뒤 텍사스 레인저스와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LA 다저스와 시애틀 매리너스의 맞대결에서 텍사스, 시애틀이 무릎을 꿇은 것.
이날 경기 전까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2위에 올라있던 텍사스와 토론토(4위)의 간격은 1.5경기였는데, 텍사스가 패하면서 토론토와 격차는 0.5게임으로 좁혀졌고, 시애틀이 지면서 토론토는 와일드가 3위로 점프하며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따라서 류현진의 역할이 또다시 매우 중요해졌다. 류현진은 18일 오전 2시 37분 보스턴 레드삭스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한다.
토미존 수술을 받고 돌아온 뒤 가장 좋은 투구 내용이 5이닝 2실점이었던 류현진은 직전 등판에서 텍사스를 상대로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을 떠안았다. 이번에도 타선이 침묵하더라도 류현진의 최소 실점 호투가 필수적이다.
일단 보스턴전 성적은 나쁘지 않다. 류현진은 통산 보스턴을 상대로 6경기에 등판해 33⅔이닝을 소화, 2승 2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 중이다. 류현진이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진출의 선봉장에 설 수 있을까.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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