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심혜진 기자] LG 트윈스 이지강(24)이 마침내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이지강은 1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원정 경기서 5이닝 4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올 시즌 5선발 요원으로 시작했다. 그러다 선발 예비 자원으로 물러나 2군으로 내려갔다. 올 시즌 17경기에 등판해 승리없이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하고 있다. 8월말 다시 1군의 부름을 받은 이지강은 롱릴리프 역할로 불펜으로 3경기 등판해 3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키움에서 트레이드로 온 최원태가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면서 이지강이 대체 선발 기회를 부여받았다.
그리고 광주 KIA전에서 호투하며 마침내 데뷔 첫 승을 품에 안았다.
경기 전 염경엽 감독은 "(이)지강이 길게 끌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야기 한 바 있다. 사령탑의 바람을 이뤄냈다.
이지강은 1회 2사에서 나성범과 최형우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지만 김선빈은 2루 땅볼로 돌려세우며 첫 이닝을 마쳤다.
2회는 소크라테스, 황대인, 한승택을 상대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문보경의 홈런으로 1-0 리드를 안고 오른 3회에는 2사 후 김도영에게 볼넷, 나성범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하며 다시 위기를 맞았다. 4번 최형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실점하지 않았다.
문보경의 연타석 홈런으로 4-0으로 격차라 벌어졌다. 이지강은 4회 안정감을 되찾았다. 김선빈, 소크라테스, 황대인을 뜬공과 땅볼로 돌려세웠다. 5회엔 2사 후 최원준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김도영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총 투구수는 72개. 최고 145km의 직구 43개, 커브 4개, 슬라이더 6개, 체인지업 16개로 KIA 타선을 제압했다.
첫 승을 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KIA의 추격이 거셌기 때문이다. 6회 최형우의 솔로 홈런을 시작으로 8회에는 나성범의 2타점 적시타로 4-3까지 따라왔다.
LG는 8회 고우석을 올리는 승부수를 펼쳤고, 2이닝 세이브를 따내며 승리를 확정했다.
경기 후 만난 이지강은 "'정말 첫 승하기 힘들구나'라는 생각을 혼자 하고 있었다. 마지막에 (고)우석이 형과 민재형, 다른 형들이 잘 막아줬다. 아직도 믿겨지진 않는다. 일단 너무 뿌듯하다. 승리를 올리지 못하고 은퇴하는 선수들도 많은데, 프로에 와서 1승을 했다는 것에 너무 영광이고 기쁘다"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이지강은 지난해 10월 6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실점으로 잘 던진 기억이 있다. 좋은 기억을 다시 소환했다.
그는 "그때 생각이 나면서 '오늘 느낌이 괜찮다'하고 올라갔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작년 생각이 많이 났다. '작년에 잘 했으니 오늘도 잘 할 수 있다' 이런 긍정적인 마음으로 올라갔던 게 좋았던 것 같다"고 짚었다.
LG는 2019년 신인 드래프트 당시 지명한 선수들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LG 팬들은 이들을 두고 '전설의 2019 드래프티(1차 이정용, 2차 이상영, 정우영, 문보경 등)라는 별명을 붙였다.
이지강 역시 2019년 2차 9라운드로 LG에 입단한 선수다. 하지만 동기들은 잘 나가는데, 이 중 유독 이지강이 꽃을 피우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로서 해소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내가 조금 늦게 1군에 올라온 편이다. 작년은 약간 체험의 느낌이었고, 올해 제대로 하는 것이다. 나도 빨리 동기들이랑 같이 야구해서 전설의 2019 드래프티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는 마음은 항상 있었다. 올해 이렇게 같이 하게 됐고, 오늘 보경이도 잘했다. 정말 뿌듯하다"며 "이제 나도 2019 드래프티라는 것을 알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활짝 웃었다.
앞으로 이지강이 5선발 자리를 꿰찰지 다시 롱릴리프로 나설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지강은 "언제든지 준비돼있다. 불펜이든, 선발이든, 어떤 보직이든지 불만이 없다. 나는 아직 자리를 잡은 선수가 아니다. 팀이 원하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던지는 게 맞다. 어떤 상황에서든지 많이 던질 수 있으면 좋겠다. 언제든지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염경엽 감독에게 어필을 하며 마무리했다.
광주=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