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승리를 뺏겼다"
SSG 랜더스는 지난 2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홈 맞대결에서 1-2로 패했다. 144경기를 치르는 과정에서 수많은 패배 중 1패에 불과할 수 있었지만, 시즌 막판 순위 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패한 것은 분명 치명적이었다.
상황은 이러했다. SSG가 0-2로 뒤진 8회초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볼넷과 최정의 2루타, 한유섬의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손에 넣었다. 여기서 타석에 들어선 박성한이 LG의 바뀐 투수 백승현을 상대로 4구째 149km 직구를 잡아당겨 1루수 방면에 강습타구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LG 1루수 김민성이 박성한의 타구를 잡아내기 위해 글러브를 뻗었지만, 닿지 않았고, 그대로 글러브를 지나간 타구는 우효동 1루심의 복부를 강타했다. 이때 우효동 1루심은 박성한의 타구를 파울이라고 판단한듯 최초 '볼데드'를 선언했다. 4심이 모여 합의를 하기 시작했고, 박성한의 타구가 김민성의 글러브에 닿은 후 우효동 1루심의 복부에 맞았다고 판단, 해당 타구는 '페어'로 판정이 번복됐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1루심이 최초 볼 데드를 선언했지만, 3루 주자 에레디아는 홈을 향해 질주했고, 2루 주자였던 최정도 3루에 안착했다. 반면 1루 주자였던 한유섬은 1루심의 시그널을 눈앞에서 볼 수 있었던 까닭에 2루로 향하지 않고, 1루 베이스로 돌아갔다. 이에 심판진은 3루 주자 에레디아의 득점을 인정하면서도, 1루 주자였던 한유섬에게는 '아웃'을 선언했다.
심판진들은 박성한의 타구가 페어로 선언이 됐다고 하더라도 2루 베이스에 안착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 이에 김원형 감독은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오랜 시간 항의했지만, 한유섬이 아웃이라는 결과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리고 SSG는 1사 만루에서 1득점에 그쳤고, 1-2로 석연치 않은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아쉬운 판정으로 인한 납득하기 힘든 결과에 SSG 정용진 구단주도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정용진 구단주는 개인 SNS를 통해 "승리를 뺏겼다. 할 말은 많지만 말 안 하겠다"고 분노를 억누르며 "이번일을 계기로 더이상 이런 판정이 없었으면 좋겠다. 배경에 대해서 주위에서 말들이 많다. 신빙성이 있다. 부디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는 의미심장한 멘트를 곁들였다.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KBO가 움직였다. KBO는 "21일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SSG전에서 매끄럽지 못한 경기 운영으로 혼란을 초래한 우효동 심판위원에게 출장 정지 조치했다"고 22일 공식 발표했다. 심판진의 미숙한 경기 운영이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 것.
KBO는 "우효동 1루심은 8회말 SSG 공격 1사 만루 SSG 박성한의 타구가 심판위원에게 맞고 굴절된 후, 공식야구규칙 5.06 (c) 볼데드 (6)을 오적용하여 인플레이를 선언해야 했으나 볼데드를 선언하여 경기 진행에 혼란을 초래한 바 있다"며 "우효동 심판위원은 22일 이후의 올 시즌 잔여 경기에 출장하지 못한다"고 징계를 발표했다.
우효동 심판이 징계를 받게 됐지만, 이미 '패배'라는 결과가 나온 상황에서 SSG는 억울한 1패를 떠안게 됐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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