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팀 소집을 하루 앞두고 '태극마크'를 달게 된 윤동희와 박세웅의 맹활약 속에 롯데 자이언츠가 2연패에서 벗어났다. 반면 전날(21일) 석연치 않은 판정 속에서 짙은 아쉬움이 남는 패배를 당한 SSG 랜더스는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롯데는 2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팀 간 시즌 14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5-2로 승리하며 2연패에서 탈출했다. 반면 SSG는 2연패에 빠졌다.
이날 선발 '안경에이스' 박세웅은 6이닝 동안 투구수 86구, 3피안타(2피홈런) 2볼넷 4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개인 4연승을 질주하며 시즌 8승째를 수확했다. 타선에서는 윤동희가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 유강남이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 정대선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 극적 항저우 아시안게임 승선, 펄펄 날아오른 윤동희
이날 경기에 앞서 KBO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명단에 변화를 줬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 21일 수술을 받은 탓에 '시즌아웃' 된 이정후(키움)와 피로골절을 털어내고 마운드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물음표가 달려있었던 구창모(NC)를 대신해 김성윤(삼성)과 김영규(NC)를 추가 발탁했다. 그리고 물집 부상에서 돌아왔으나, 지난 21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1⅓이닝 2피안타 3사사구 5실점(4자책)으로 부진한 이의리(KIA)를 대신해 윤동희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시켰다.
갑작스러운 대표팀 발탁에 취재진과 만난 윤동희는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 듯했지만 "내 자리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리고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 마지막 경기에서 왜 추가로 태극마크를 달 수 있었는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윤동희는 1회초 첫 번째 타석에서 SSG '에이스' 김광현의 2구째 144km 직구를 공략,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폭발시키며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롯데는 윤동희가 2루타로 포문을 열자 이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는데 성공했다. 롯데는 이어지는 무사 2루에서 한동희의 유격수 땅볼성 타구에 SSG 박성한(유격수)이 야수 선택으로, 3루로 향하던 윤동희를 지워내기 위해 공을 뿌렸으나, 모든 주자가 살아나가는 상황으로 연결됐다. 그리고 후속타자 정훈이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물러나는 과정에서 윤동희가 홈을 밟으면서 '선취점'을 만들어냈다.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윤동희는 3회초 1사 주자 없는 두 번째 타석에서 다시 한번 김광현과 맞대결을 갖게 됐고, 이번에는 6구째 134km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익수 앞으로 향하는 안타를 쳐냈다. 이후 한동희의 연속 안타가 나오면서 윤동희는 '스코어링 포지션'에 안착했다. 다만 이번에는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면서 득점과 연결되지는 않았다.
세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생산하지는 못했지만, 네 번째 타석에서는 '제 몫'을 다했다. 윤동희는 2-2로 팽팽하게 맞선 7회말 1사 만루에서 김광현과 이날 네 번째 맞대결을 가졌다. 그리고 3구째 138km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내밀었다. 윤동희가 친 타구는 유격수 방면으로 향했고, 이는 병살타로 이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거침없이 1루를 향해 내달린 결과 병살타를 면했고,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결승타점을 만들어냈다.
윤동희는 5-2로 앞선 9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정규이닝 마지막 타석에서 SSG 이건욱을 상대로 이번에는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쳐 5타수 3안타로, 대표팀 합류에 앞서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 쏟아진 기록 잔치
이날 경기에서는 수많은 기록이 쏟아졌다. 가장 먼저 기록을 만들어낸 것은 추신수. 추신수는 0-1로 뒤진 1회말 롯데 '안경에이스' 박세웅의 초구 148km 직구를 힘껏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1회말 선두타자 홈런은 시즌 8번째, KBO 통산 355번째, 개인 7번째였고, 1회말 초구홈런은 시즌 1호, KBO 통산 61번째, 개인 첫 번째 기록으로 이어졌다.
'소년장사' 최정은 KBO '최초' 기록을 작성했다. 최정은 1-2로 뒤진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박세웅의 4구째 146km 직구를 공략했다. 최정이 친 빨랫줄 같은 타구는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 시즌 26호 홈런으로 이어졌다. 이 홈런으로 최정은 통산 3900루타를 기록하게 됐는데, 이는 이승엽(40년 9개월 1일)과 최형우(39년 7월 24일)에 이어 KBO 역대 3번째였고, 우타자로는 '최초'이자 '최연소'로 연결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을 하루 앞두고 최지훈도 의미 있는 기록을 만들어냈다. 최지훈은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2루수 왼쪽 방면에 내야 안타를 뽑아냈다. 그리고 최정이 타석에 들어섰을 때 2루 베이스를 훔쳐냈고, KBO 역대 45번째로 3시즌 연속 20도루를 기록했다.
롯데의 '신인' 선수들은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냈다. 2023년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43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은 정대선은 이날 경기에 앞서 처음 1군의 부름을 받았고, 선발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리는 기쁨을 맛봤는데, KBO리그 '리빙레전드'라고 할 수 있는 김광현을 상대로 첫 안타를 뽑아내는 기쁨을 맛봤다.
정대선은 첫 번째 타석에서 우익수 직선타, 두 번째 타석에는 3루수 직선타로 물러났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김광현을 상대로 모두 배트 중심에 타구를 맞춰냈던 정대선은 7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세 번째 타석에서 김광현과 다시 만나게 됐고, 이번에는 125km 체인지업을 밀어쳐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터뜨렸다. 데뷔 첫 1군 등록과 선발 출전에 이어 첫 안타까지.
정대선이 첫 안타를 치자 지난해 '육성선수'로 롯데의 유니폼을 입은 서동욱이 대타로 투입됐고, 서동욱 또한 김광현의 체인지업에 방망이를 내밀었다. 그리고 타구는 좌익수 방면에 2루타로 이어졌다. 정대선과 달리 이날 전까지 1군에서 6경기에 출전했던 서동욱은 7경기째에 마침내 첫 안타를 신고했다. 정대선과 서동욱 모두 김광현을 상대로 첫 안타를 터뜨리며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내게 됐다.
# 안경에이스의 역투, 2연패 탈출에 성공한 롯데
'안경에이스' 박세웅도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합류에 앞서 마지막 선발 등판을 가졌다. 박세웅은 이날 추신수와 최정에게 각각 한 개씩의 홈런을 맞았지만, 6이닝 동안 투구수 86구, 3피안타(2피홈런) 2볼넷 4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와 함께 시즌 8승째를 손에 넣었다.
경기 초반 주도권은 롯데가 잡았다. 롯데는 1회 윤동희가 2루타로 포문을 연 뒤 한동희의 땅볼에 야수 선택이 나오는 등 1, 3루 찬스에서 정훈이 병살타로 3루 주자를 불러들이며 선취점을 뽑았다. 그러자 1회말 선두타자 추신수가 박세웅을 상대로 초구를 공략해 동점 솔로홈런을 작렬시키면서 경기는 순식간에 원점이 됐다. 달아나고 쫓는 그림은 이어졌다. 4회초 유강남이 솔로홈런을 치자, 4회말 최정이 솔로홈런으로 응답하면서 팽팽함은 이어졌다.
이 흐름에 균열이 생긴 것은 7회였다. 롯데는 2-2로 맞선 7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정대선과 대타 서동욱까지 '루키'들이 연속 안타를 친 뒤 김민석이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만루 찬스를 잡았다. 여기서 윤동희가 유격수 땅볼로 한 점을 뽑아내며 경기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8회 정훈을 시작으로 전준우, 유강남의 연속 안타로 한 점을 달아났고, 정대선이 첫 타점을 신고하면서 5-2까지 간격을 벌렸다.
롯데는 8회말 최준용이 실점 없이 SSG 타선을 묶어냈고, 9회에는 '장발클로저' 김원중이 등판해 뒷문을 걸어잠그며 2연패에서 벗어났다.
인천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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