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빅리거+日 세이부 1군까지, 만만치 않은 대만 전력…문동주 or 곽빈, 누가 선발 중책 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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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항저우아시안게임(AG) 야구 대표팀 문동주./마이데일리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AG) 야구 대표팀 곽빈./마이데일리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AG) 야구 대표팀 김혜성./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과정이 어떻든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일단 첫 단추를 잘 뀄다. 기세를 몰아 이제는 대만을 잡아낼 차례다. 대만에서 경계해야 할 선수들은 누가 있을까.

한국은 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사오싱 야구 소프트볼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야구 B조 조별리그 1차전 홍콩과 맞대결에서 10-0 8회 콜드게임 승리를 손에 넣었다.

결과는 '완벽'했지만, 과정은 조금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일단 투수력은 군더더기가 없었다. 이날 한국은 선발의 중책을 맡은 원태인이 4이닝 동안 1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한 수 아래'의 홍콩 타선을 꽁꽁 묶으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뒤 정우영(1이닝)을 시작으로 최지민(1이닝)-장현석(1이닝)-박영현(1이닝)이 차례로 등판해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아쉬움이 남는 대목은 타선이었다. 이날 대표팀은 1회부터 선취점을 뽑아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한국은 1회를 포함해 7회말 공격 종료 시점까지 안타 8개와 사사구 7개를 얻어냈지만, 홈을 밟은 주자는 단 3명에 불과했고, 잔루는 무려 11개에 달했다. 분명 홍콩 선수들의 투수력은 한국 대표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으나, 찬스 때마다 '해결사'를 찾아보기 쉽지 않았다.

그래도 경기 막판 점수를 쓸어담은 것은 분명 긍정적이었다. 한국은 3-0으로 앞선 8회말 김혜성의 2루타를 시작으로, 최지훈과 노시환이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점수를 쌓아나가더니, 문보경이 밀어내기 볼넷, 윤동희가 2타점 적시타, 박성한이 희생플라이를 터뜨리며 9-0까지 간격을 벌렸다. 그리고 1, 2루의 찬스에서 '주장' 김혜성이 콜드게임을 완성시키는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면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후반까지 홍콩 마운드에 고전했던 점은 분명 불안요소.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가장 중요한 2일 대만전을 앞두고 타격감을 끌어올린 것은 고무적이었다. 사실 조별리그 대만전에서 패하더라도 한국의 슈퍼라운드의 진출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슈퍼라운드에 진출하게 될 경우 조별리그 1-2위 팀 간의 성적이 반영되는 까닭에 유리한 고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대만을 반드시 꺾어야 한다.

대만은 늘 국제대회에서 한국에 비해 전력이 떨어지는 팀으로 분류돼 왔다. 하지만 의외의 일격을 당했던 '악몽'도 있었다. 결코 방심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될 팀이지만, 올해는 전력이 조금 남다르다. 한국이 만 25세 이하, 입단 4년차 이하로 선수단을 구성한 까닭에 상대적으로 대만의 전력이 강해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만 8명, 과거 메이저리그 무대까지 경험했던 '베테랑'에 일본프로야구 1군 무대에서 뛰고 있는 선수까지 합류했다.

미네소타 트윈스 시절의 린즈웨이./게티이미지코리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시절의 린즈웨이./게티이미지코리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시절의 우녠팅./게티이미지코리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시절의 린리./게티이미지코리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시절의 쩡종저./게티이미지코리아

일단 타선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는 네 명 정도가 있다. 그중 가장 경험이 많은 선수는 2017~2020년 보스턴 레드삭스, 2021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뛰었던 린즈웨이. 린즈웨이는 빅리그에서 통산 10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3 OPS 0.614의 성적을 남겼다. 현재는 대만프로야구(CPBL)의 라쿠텐 몽키스에서 뛰고 있고, 메이저리그 시절 성적이 눈에 띄지는 않지만, 경험만 놓고 보면 경계대상 1호 선수라고 볼 수 있다. 린즈웨이는 1일 열린 태국전에서 3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그리고 대만 대표팀에는 현재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뛰고 있는 우녠팅도 합류했다. 우녠팅은 지난 2016년 세이부 1군 무대를 밟았고, 올해까지 통산 382경기에서 220안타 16홈런 타율 0.224 OPS 0.626을 기록 중이다. 우녠팅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도 출전했는데, 당시 4경기에서 1홈런 타율 0.333 OPS 0.977을 기록했고, 태국전에서는 '5번 타자'로 출전해 2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게다가 피츠버그 파이리츠 산하 더블A에 소속된 쩡종저와 린리(라쿠텐)도 2023 WBC에서 각각 5안타 타율 0.333 OPS 0.879, 7안타 타율 0.467 OPS 1.062의 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태국전에서는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4타수 1안타 3타점 1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대만의 12-1 콜드게임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마운드에서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 더블A의 린위민과 보스턴 레드삭스 더블A 류즈롱의 공략이 필수적이다. 린위민은 올해 피츠버그 더블A에서 11경기에 등판해 5승 2패 평균자책점 4.28을 기록한 좌완 투수, 류즈롱은 보스턴 더블A에서 26경기(24선발)에서 7승 8패 평균자책점 5.35로 활약했다.

이밖에도 필라델피아 필리스 상위 싱글A의 판원후이(33G 4승 1패 5홀드 7세이브 ERA 3.96)와 피츠버그 상위 싱글A 천보위(25G 5승 8패 ERA 4.44)까지 마이너리그 유망주들도 대만 대표팀에 승선해 있다. 일단 대만은 1일 태국전에서 투수를 단 두 명 밖에 소모하지 않았다. 5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오른 한국과는 조금 대조된다. 따라서 대만도 한국 대표팀을 상대로 모든 투수들을 총동원해 총력전을 펼칠 공산이 크다.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AG) 야구 대표팀 문동주./마이데일리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AG) 야구 대표팀 곽빈./마이데일리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AG) 야구 대표팀 류중일 감독./마이데일리

대만의 전력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홍콩전 막판 타격감이 절정에 달한 만큼 이겨내지 못할 산은 아니다. 일단 한국의 선발 투수로는 곽빈 또는 문동주가 출격할 전망. 일단 둘의 컨디션은 매우 좋다. 곽빈과 문동주는 항저우 출국을 앞둔 평가전에서 각각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볼을 앞세워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류중일 감독은 출국 전 인터뷰에서 "곽빈과 문동주 중에 한 명을 선택할 것이다. 곽빈과 문동주의 팔 스윙 모습 중 어느 선수가 대만 타자들의 타격 궤적과 잘 맞지 않은지를 보고 있다. 코칭스태프와 논의 중이다. 일단 둘 중에 한 명이 선발 등판한다"고 밝혔으나, 선발 등판이 유력했던 장현석을 홍콩전에서 불펜 투수로 기용했던 만큼, 대만전에는 곽빈 문동주가 1+1 전략으로 모두 출전할 가능성도 있다.

대만의 전력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홍콩전 막판 타격감이 절정에 달한 만큼 이겨내지 못할 산은 아니다. 대만을 넘어선다면 한국의 금메달 획득 가능성은 매우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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