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팀의 결승 진출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6일 스코어와 관계 없이 중국만 꺾으면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는다.
대만은 5일 중국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메인구장에서 열린 슈퍼라운드 1차전 중국과 맞대결에서 4-1로 승리하며 금메달 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지난 1일 B조 조별리그 홍콩과 맞대결에서 10-0으로 8회 콜드게임 승리를 손에 넣으며, 항저우 아시안게임 일정을 본격 시작했다. 그런데 승리의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이튿날 열린 대만과 맞대결에서 0-4로 무릎을 꿇은 까닭이다. 첫 경기 홍콩을 상대로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지만, 타선이 시원하게 터지지 않았는데, 좋지 않은 흐름이 계속해서 이어진 것이다.
못 이길 상대는 아니지만, 대만의 전력도 무시할 수 없었다. 대만은 메이저리그에서만 5시즌 동안 뛰었던 린즈웨이와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의 우녠팅을 비롯해 마이너리그 유망주만 8명이 합류, 올해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대거 발탁됐다. 그리고 한국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더블A에 소속된 투수 린위민에게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하면서 0-4의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조별리그 경기지만 대만전의 결과는 나름 중요했다. 조별리그에서 1~2위로 출전하는 팀들 간의 경기 결과와 내용은 슈퍼라운드에서도 적용되는 까닭. 따라서 한국은 조별리그 3차전인 태국과 맞대결에서 17-0으로 5회 콜드게임을 거두며 슈퍼라운드 진출에 성공했지만, 1패를 떠안은 상태로 슈퍼라운드 무대를 밟게 됐다. 그래도 한국은 5일 금메달 결정전 가능성을 드높였다.
한국은 5일 일본과 슈퍼라운드 맞대결에서 선발 박세웅이 6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고, 타선에서는 노시환이 3타수 1안타 2타점, 김혜성이 2타수 1안타 2볼넷 2득점, 윤동희가 1안타 2볼넷을 기록하는 등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2-0으로 무너뜨렸다.
슈퍼라운드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가운데 대만이 한국의 결승 진출에 큰 역할을 해냈다. A조 조별리그에서 일본을 1-0으로 꺾으면서 '대이변'을 일으키고 1위로 슈퍼라운드를 밟은 중국을 대만이 3-1로 격파한 것. 한국이 손쉽게 금메달 결정전으로 향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대만이 일본-중국을 모두 이겨줄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더이상의 이변은 없었다. 선취점은 대만의 몫. 대만은 1회초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양쩐위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물꼬를 틀더니 후속타자 린리가 우익수 방면에 안타를 쳐 득점권 찬스를 손에 넣었다. 여기서 린안커가 두 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며 2-0으로 앞섰다. 대만은 계속해서 린즈하오의 볼넷-도루, 리하호위의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이어갔으나 추가 득점에 실패, 점수를 더 벌리지는 못했다.
이후 팽팽한 투수전이 지속되는 가운데 양 팀이 한차례씩 주고 받았다. 대만은 5회초 린안커와 우녠팅, 린즈하오까지 세 타자가 연속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 찬스를 잡았고, 우녠팅이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내 3-0으로 달아났다. 이에 중국도 추격에 나섰다. 중국은 대만의 실책 등으로 만들어진 1, 3루에서 뤄진쥔의 땅볼에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다시 간격을 좁혔다.
대만은 8회 승기를 휘어잡았다. 대만은 양쩐위의 안타와 린리, 린안커의 연속 볼넷으로 만들어진 만루에서 우녠팅이 쐐기를 박는 희생플라이를 쳐 4-1까지 간격을 벌렸다. 대만은 선발 쩡하오쥔이 4이닝을 1실점(비자책)으로 막아내자 본격 불펜을 가동, 천보위(3이닝)-구린뤼양(2이닝)이 차례로 올라 뒷문을 걸어잠그며 승리를 지켜냈다.
대만이 중국을 잡아주면서 한국은 6일 중국을 꺾는 순간 경우의 수를 따질 필요도 없이 금메달 결정전 진출이 확정, 대만과 '리벤지 매치'를 치르게 된다. 반대로 중국에게 패할 경우에도 경우의 수와 무관, 일본과 동메달 결정전을 갖는다. 수모를 만회할 판은 깔렸다. 반드시 중국을 꺾고, 대만과 재대결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중국을 상대로는 WBC에서 22-2로 승리한 좋은 기억이 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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