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팀도 걱정한 '한국전력 매각설'...상대 코트를 떠나지 못한 동료 [유진형의 현장 1mm]

구단 매각설에서 한국전력 선수들 '동요하지 않고 평정심 유지'

[마이데일리 = 안산 유진형 기자] 78년에 이르는 한국 배구단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전력 배구단이 매각설에 휩싸이며 배구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한국전력 배구단은 1945년 '남선전기 배구부'로 창단한 팀으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한국 프로배구를 대표하는 구단이다. 하지만 국내 상장사 중 가장 많은 200조 원이 넘는 부채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한국전력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 자구책 중 하나로 배구단 매각을 포함했다.

경기 전 OK금융그룹 황동일 코치가 박철우를 격려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경기 전 OK금융그룹 황동일 코치가 박철우를 격려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20일 경기도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는 '도드람 2023-24시즌 V리그' 남자부, OK금융그룹과 한국전력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오전 한국전력 배구단 매각설이 보도되었고 갑자기 터진 매각설에 한국전력 선수들뿐 아니라 상대팀 선수들도 긴장한 모습이었다.

코트에 들어선 양 팀 선수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OK금융그룹 부용찬은 한국전력 코트로 넘어가 몸을 풀고 있는 한국전력 박철우를 찾았다. 그리고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며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박철우는 걱정하지 말라며 부용찬의 위로에 고마워했다.

한국 배구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전력 배구단이 사라질 위기에 모든 배구인이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권영민 감독이 서재덕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권영민 감독이 서재덕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서재덕과 임성진이 패색이 짙자 표정이 어두워졌다 / KOVO(한국배구연맹)
서재덕과 임성진이 패색이 짙자 표정이 어두워졌다 / KOVO(한국배구연맹)

한편 구단 매각설에도 차분함을 드러냈던 한국전력은 OK금융그룹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대3(25-16, 20-25, 17-25, 16-25)으로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한국전력은 타이스 23득점(공격성공률 55.56%), 서재덕 17득점(42.86%), 임성진 11득점(공격성공률 39.29%)으로 활약했지만, OK금융그룹을 넘지 못했다. 

구단 창단 10주년을 맞은 OK금융그룹은 홈 만원 관중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레오 25득점(공격성공률 52.63%), 차지환 12득점(56.25%) 바야르사이한 12득점(44.44%), 송희채 10득점(공격성공률 52.63%)으로 활약하며 승리했다.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은 "선수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지는 않다"라고 설명했지만, 매각설의 충격은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전력은 결국 첫 승 사냥에 실패했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경기장을 떠났다.

[한국전력 배구단 매각설에 상대팀 선수들도 걱정하는 모습이다 / KOVO(한국배구연맹)]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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