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냥 제1의 김석환이 되고 싶다.”
KIA 왼손 거포 유망주 김석환(24)은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스프링캠프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제2의 이승엽이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기보다 감사한 마음인데, 그래도 자신의 이름 석자 그대로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결과적으로 올 시즌에도 별명만 남았다. 김종국 감독 체제에서 2년 연속 1군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2022시즌 51경기서 타율 0.149 3홈런 7타점 15득점, 2023시즌 12경기서 타율 0.130 3타점 1득점. 올해 1군 경기서는 변화구 대응능력이 떨어진다는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여러모로 1군에서 싸우기엔 부족한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2군에선 의미 있는 시즌을 보냈다. 79경기서 267타수 82안타 타율 0.307 18홈런 73타점 48득점 OPS 0.986을 기록했다. 사사구 50개에 삼진을 72차례 당하긴 했지만, 시원하게 방망이를 돌릴 때 꽤 실적이 좋았다.
결국 올 시즌 퓨처스리그 전체 홈런왕 및 타점왕에 등극했다. 장타율(0.573) 3위에 2루타 5위(17개), 출루율(0.413) 6위, 득점 9위다. 퓨처스리그지만 커리어하이를 찍으면서, 뭔가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나름의 의미는 있다.
김석환이 KIA 1군에서 생존 확률을 높이려면 1루를 봐야 한다. 외야 뎁스가 리그 최강이기 때문이다. 실제 1루 수비를 종종 했다. 그러나 올해 2군에서 외야로 완전히 정착했다. 김종국 감독은 시즌 막판 본인이 외야수 전념을 원해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1루 수비가 꽤 어렵기 때문이다. 안 하던 선수가 갑자기 잘 하기 어렵다.
결국 김석환은 앞으로 외야에서 생존해야 한다.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재계약하고, 나성범이 한 자리를 차지하면 남는 자리는 역시 좌익수. 김석환으로선 1군에 진입해도 이우성, 이창진은 물론 내년에 외야 풀타임을 노리는 최원준에 고종욱도 잠재적 경쟁자다.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되지만, 그래도 KIA가 김석환을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건 홈런을 치는 스윙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피치클락, 시프트 금지, 견제구 제한 등으로 뛰는 야구가 득세할 전망이지만, 그럴수록 홈런타자의 희소가치도 높아질 전망이다.
김석환은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본진 일원으로 구슬땀을 흘린다. 2군 레벨에선 자신감을 가졌고, 1군에서 싸울 수 있는 무기를 마련해야 할 시간이다. 올해가 마무리되기 전에 뭔가 감을 잡을 필요가 있다.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려면, 2023년 마무리가 중요하다. 이 마무리캠프가 야구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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