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플로터 서브(무회전 서브)를 때리며 동료들 리시브 훈련을 돕는 폰푼
[마이데일리 = 화성 유진형 기자] 세계적인 수준의 세터라 평가받는 태국 국가대표 주전 세터 폰폰 게드파르드가 IBK기업은행에 완전히 녹아든 모습이다.
이제 그녀는 경기 전 자신의 훈련뿐 아니라 동료들의 리시브 훈련까지 도우며 코치 역할까지 하고 있다. 그녀가 동료들의 리시브 훈련을 돕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1일 경기도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의 경기가 열렸다. 양 팀 선수들이 경기 시작 한 시간 전 코트로 나와 훈련을 시작했다. IBK기업은행 김희진, 황민경 등 주축 선수들은 리시브 훈련부터 시작했다. 그런데 선수들에게 공을 때려주는 사람이 코치가 아닌 폰푼이었다. 폰푼의 서브는 강하진 않지만 정확하다. 특히 플로터 서브(무회전 서브)가 가능하기에 경기 전 동료들에게 다양한 서브를 넣어주고 있었다.
여자부는 남자부와는 달리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가 많지 않다. 하지만 상대 수비를 흔드는 플로터 서브가 있다. 플로터 서브는 손목을 꺾지 않고 손바닥으로 강하게 공을 쳤을 때 공이 공중에서 회전하지 않고 상대방 코트로 둥실 날아가는 듯한 기술이다. 느리지만 좌우로 흔들리며 날아오는 공이 어디로 움직일지 예상할 수 없어 리시브하려는 선수들을 당황하게 한다. 플로터 서브는 많이 받아봐야 그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데 폰푼은 동료들에게 이 서브를 넣어주며 훈련을 도왔다.
한편 폰푼은 경기를 치를수록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그녀는 노련한 경기 운영과 현란한 토스로 IBK기업은행의 세트스코어 3-0(25-20, 25-14, 25-15) 완승을 이끌었다. 그녀의 손끝에서 날아오른 공은 빠르고 정확했고, 예측하기 힘든 토스에 한국도로공사 블로커들은 당황시켰다.
최근 여자배구는 세터 가뭄 현상을 겪고 있다. 김사니, 이효희, 이숙자 '세터 트로이카' 시대 이후 이다영이라는 세터가 있었지만, 팀 불화설과 함께 과거 학창 시절 학교폭력(학폭) 문제로 국내 무대에서 퇴출당했다. 국가대표 세터 계보를 염혜선이 이어가곤 있지만 최근 들쑥날쑥한 경기력으로 안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현재 여자배구 주전 세터들의 기량으로는 국제대회에서 통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IBK기업은행은 올 시즌 새롭게 도입된 아시아쿼터 제도로 태국 국가대표 세터 폰푼을 품었다. 폰푼의 연봉은 아시아쿼터 선수 최대인 10만 달러로 1억 3천만원 수준이다. 정관장 염혜선(3억 5천만원), 페퍼저축은행 이고은(3억 3천만원), GS칼텍스 안혜진(2억 8천만원), 한국도로공사 이윤정(1억 8천만원), 현대건설 김다인(1억 7천만원), 흥국생명 김다솔(1억 2천만원), IBK기업은행 김하경(1억 2천2백만원)의 연봉 총액을 보면 폰푼이 얼마나 좋은 가성비 세터인지를 알 수 있다.
경기를 치를수록 폰푼의 토스가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제 IBK기업은행은 좀 더 날카로운 공격을 연결할 수 있게 됐다.
[경기 전 동료들의 리시브 훈련을 돕는 폰푼 / KOVO(한국배구연맹)]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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