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배우 정해인과 배우 이준혁이 영화 '서울의 봄'에서 짧은 분량에도 강렬한 인상을 각인시킨다.
'아수라'(2016), '태양은 없다'(1999), '비트'(1997) 김성수 감독의 신작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을 그린 영화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흐름을 뒤바꾼 12·12 군사반란을 재해석했다. 그동안 이 사건을 다룬 드라마는 있었지만 영화는 '서울의 봄'이 처음이다.
김 감독이 44년 전 12월 12일 열아홉 무렵, 한남동 자택에서 들은 총성이 발단이 됐다. 꾸준히 의문을 품어온 김 감독은 훗날 연출 제안을 받고 "혈관 속 피가 역류하는 듯한 전율"을 느껴 용기를 냈고, 신군부 세력에 대치하는 참군인을 중심에 두고 마음속 응어리를 풀어냈다.
영화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시해된 10·26 사태에서 나아가 전두환을 극화한 보안사령관 전두광의 합동수사본부장 임명, 군사반란 이후 오만한 승리에 취한 신군부 세력의 실상까지 차근차근 짚어나간다. 권력에 눈 먼 전두광(황정민)이 중심인 반란군과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의 진압군이 큰 축으로 나뉘어 대립한다.
박 전 대통령의 죽음 뒤 수사를 지휘하는 합동수사본부장을 겸하게 된 전두광은 갖은 정보를 틀어쥔다. 육군참모총장이자 계엄사령관 정상호(이성민)는 권력 찬탈을 위해 군내 사조직 '하나회'를 동원, 온갖 권모술수를 꾀하는 전두광의 검은 속내를 알아채고 이태신에게 수경사령관 임무를 맡긴다.
한직으로 좌천된다는 소문을 접한 전두광은 정상호를 끌어내리고자 비밀 작전 '생일 잔치'를 꾸민다. 정상호를 박 전 대통령 암살 사건과 엮어 조사 명목으로 체포하는 동시에 대통령의 재가를 받으려는 것. 전두광은 '하나회'의 도움으로 서울까지 전방부대를 불러들이고 책임감으로 똘똘 뭉친 이태신은 서울과 국민을 지키려 맞서며 목숨 건 대립이 시작된다.
전두광, 이태신 역의 배우 황정민, 정우성이 날 선 대치로 긴장감의 최대치를 보여주는 가운데 특별출연한 정해인, 이준혁의 존재감도 못지않게 위압적이다.
대표작 'D.P.'(2021, 2023)에 더해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2018), '봄밤'(2019), '커넥트'(2020)를 비롯한 다채로운 작품에서 매력을 발휘해온 정해인이 특전사 오진호 소령으로 변신했다. 정병주 장군의 비서실장 김오랑 소령을 투영한 오진호는 특전사령관 공수혁(정만식)의 오른팔로, 가슴속에 굳건한 신념을 지닌 채 신군부에 대항하는 공수혁을 목숨 바쳐 보좌한다. 'D.P.' 속 탈영병을 체포하는 육군 헌병대 안준호에 이어 다시금 군복을 입었으나 결 다른 연기로 기시감을 말끔히 지운다.
천만 영화 '범죄도시3'(2023)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새긴 후 요즘 '비질란테'(2023)로 안방극장까지 매료시키고 있는 이준혁을 머지않아 극장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이준혁은 위엄과 품격으로 무장한 정상호의 경호원으로 분했다. 작은 역할이지만 '서울의 봄'과 협업하고 싶은 마음에 선뜻 하겠다는 마음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이준혁은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정상호를 호위하려는 맹렬하고 대범한 면모를 깊이 있게 표현했다. 짤막한 총격 장면에서도 빛을 발했다.
정해인과 이준혁이 특별출연으로 힘을 실은 '서울의 봄'은 오는 22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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