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이제는 놀랍지도 않을 정도다. 일본을 대표하는 '레전드' 스즈키 이치로가 '50세'의 나이가 무색하게 또 한 번 역투를 펼쳤다. 이번에는 최고 138km의 빠른 볼을 바탕으로 119구를 뿌렸다.
이치로는 21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도쿄 분쿄구의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 여자 고교 선발팀과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투구수 119구, 5피안타 9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완봉승'을 손에 넣었다. 타석에서는 4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치로는 일본은 물론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전설' 이치로는 현역 시절 메이저리그에서 19년간 2653경기에 출전해 3089안타 117홈런 509도루 타율 0.311 OPS 0.757의 엄청난 성적을 남긴 뒤 2009년 유니폼을 벗었다. 이치로는 현역 유니폼을 벗은 뒤 시애틀 매리너스 회장 특별보좌, 비시즌에는 아마추어 선수들을 찾아다니며 '재능 기부'를 통해 선향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치로는 '고베 치벤(KOBE CHIBEN)'에서도 활동을 하고 있는데, 지난 2019년 고향 친구들과 함께 동네 야구단을 창단했다. 그리고 '고베 치벤' 소속으로 매년 '친선경기'를 갖를 통해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2019년에는 선생님들로 구성된 치벤 와카야마와 맞붙었고, 2021-2022년에는 일본 여자 고교 선발팀과 경기를 치렀다.
현역에서 은퇴한지 10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지만, '전설'로 불리는 만큼 이치로는 여전히 건재한 모습이다. 이치로는 2019년 치벤 와카야마를 상대로 9이닝 동안 131구, 6피안타 16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 타석에서는 4타수 3안타 1볼넷으로 활약했다. 그리고 2021년 여자 고교 선발팀과 맞대결에서는 9이닝 동안 투구수 147구, 4피안타 17탈삼진 무실점 완봉승,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작년에도 이치로는 압권의 성적을 남겼다. 이치로는 '타자'로 단 한 개의 안타도 생산하지 못하고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하지만 마운드에서는 최고 134km의 빠른 볼을 앞세워 9이닝 동안 투구수 131구, 14탈삼진 1실점을 마크, 여자 고교 선발팀을 7-1로 꺾는데 '선봉장'에 섰다. 그리고 올해도 원맨쇼 활약을 펼치며 '완봉승'을 손에 넣게 됐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 등 복수 언론에 따르면 이치로는 이날 최고 138km의 빠른 볼을 뿌렸는데, 2년전 최고 구속이었던 135km 보다 무려 3km가 향상됐다. 올해가 50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나이를 먹을수록 구속이 향상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 'NTV'는 "1회부터 138km를 기록하며 경기장을 들끓게 했다"고 설명했다.
'NTV'는 "이치로가 주루 중 다리를 끄는 모습도 있었는데,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등판을 계속한 이유에 대해 '내가 마운드에서 내려간다는 것을 있을 수 없고, 그것만이 내 마음을 전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함께 자리를 빛냈던 마쓰자카 다이스케는 "이치로 선배가 통증을 느낀 다리가 왼쪽이었다면, 아마 투구를 계속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치로가 여자 선수들과 경기를 하는 이유는 '동기부여'를 심어주기 위함이다. 그는 "무엇보다 야구를 계속하고자 하는 고3 여자 선수들의 모티베이션이 될 수 있도록 나는 단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치로가 50세에 138km를 기록했다는 것은 미국에도 전해졌다. 'MLB.com'은 "50세의 이치로가 완봉을 한 것보다 138km를 던졌다는 것이 더 쇼킹할 일이다. 제이미 모이어가 49세의 현역 시절에 던진 직구의 평균 구속이 78.6마일(약 126km)이었다"고 혀를 내둘렀고, 'ESPN'은 "이치로는 야구에서 완전히 손을 뗄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뉴욕 포스트'는 "레전드로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한 이치로는 마운드에서 압권이었다"고 보도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