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김 총괄 “IDC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 비롯 여러 비리 존재”
노조 “내부 경영진 지속적 문제 자정능력 상실, 조사 필요”
[마이데일리 = 천예령 기자] 카카오 노동조합이 최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폭로된 일련의 경영진 비위행위에 대해 외부인으로 구성된 ‘준법과 신뢰위원회’ 조사요청을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재단 이사장이 내부문제 ‘카르텔’에 관한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과 ‘준법과 신뢰위원회(준신위)’ 위원을 맡고 있다.
이에 대해 30일 카카오 노조가 입장문을 냈다. 노조측은 ‘크루의 눈으로, 크루의 눈높이로 바라봅니다’라는 제목의 글로 “경영총괄의 폭로와 적절하지 못한 언행에 대해 준신위에 조사를 요청해야 하며, 경영쇄신위원회에 크루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동조합 지회장은 “경영진 비위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했으나 회사는 아무런 답변없이 비공개 비상경영회의를 운영하고 있다”며 “그러나 경영진 내부에서도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경영진에 대한 인적쇄신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지속적으로 경영쇄신위원회에 경영진 외에 직원들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요구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더이상 폐쇄적으로 경영쇄신위원회를 운영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우선, 앞서 29일 김정호 총괄은 지난 22일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가진 내부 임직원 회의서 “여긴 문제 되는 사람들만 모여 있다”는 취지의 비속어가 섞인 거친 욕설로 논란이 된 바가 있다. 내부 문제도 그의 비속어 사용 경위 설명 과정에서 언급됐다.
김 총괄은 700~800억원 정도의 공사에 카카오 건축팀을 투입하자고 제안했으나, 담당 임원이 결재나 합의없이 추가 비용을 들여 외부 업체를 고용하는 것에 대한 의문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4달 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에게 인사·감사 측면뿐만 아니라 골프장 회원권·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비리 제보 문제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해결해줬으면 한다는 부탁을 들은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카카오는 김 총괄이 글에서 언급한 2억원 정도로 추정된 IDC(데이터센터 안산)과 서울아레나 공사 업체 선정 과정에서 제기된 비리 의혹에 대해 회사 차원 사실관계 파악과 감사 절차 진행 중이다.
하지만 카카오는 IDC는 총 3곳의 건설사가 참여하는 공개 입찰을 거쳐 시공사를 선정했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카카오는 공식 입장에서 “회사 차원에서 사실 관계 파악과 내부적인 전면 감사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다만 이번 사안을 경영쇄신위원회에서 논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또한 IDC 공사비용이 2조원에 육박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카카오 데이터센터 공사 금액은 총 4249억원 규모다”며 “서울아레나 건축비도 3008억원으로, 데이터센터와 서울아레나의 해당 건설사 담당 건축비는 4444억원 규모”라고 반박했다.
▷ 이하는 김정호 총괄의 SNS 게재 글 전문이다.
1) 4달 전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와 저녁을 하며 정말 어려운 부탁을 들었었습니다.
카카오 전체에 대해 인사와 감사 측면에서 한번 제대로 조사를 하고 잘못된 부분은 과감하게 고쳐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C레벨 인사 포함이었습니다.
경영진 혹은 측근에 편중된 보상, 불투명한 업무 프로세스, 견제 없는 특정 부서의 독주, 특이한 문화와 만연한 불신과 냉소, 휴양시설/보육시설 문제, 골프장 회원권과 법인카드/대외협력비 문제, IDC/공연장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끝없는 비리 제보 문제, 장비의 헐값 매각 문제, 제주도 본사 부지의 불투명한 활용 등등 이야기를 듣다 보니 끝이 없었고 2번은 거절을 하였는데 3번째에는 술을 거의 8시간이나 마시며 저를 압박했었고 결국 승낙을 하였습니다.
저는 이런 내부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기존 기득권(특히 각종 카르텔)의 엄청난 저항에 부딪칠 것이고 음해와 투서, 트집 잡기 등이 이어질 것이고 그동안 착하게 살며 잘 만들어놓은 브랜드 이미지만 나빠질 것을 예상하였습니다. 아마 3번은 마귀들의 엄청난 공격을 받을 것이고 그걸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이걸 왜 해야 하는가? 를 깊게 고민하였습니다. 가족들이나 지인들은 모두 만류하였습니다.
하지만 정말 간곡한 부탁이 있었고 저도 김범수 창업자가 카카오 창업을 할 때 5억 원을 투자하며 같이 잘 되기를 응원하며 밀어주었고 엄청난 성공을 했고 10년 후 그 결실을 받았고 애정이 많았기에 무조건 안 한다고는 못했고 생각을 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제 결론은
트집 잡기의 문제가 될 수 있는 보상을 전혀 받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월급, 보너스, 주식, 스톡옵션, 법인카드, 차량, 기사, 골프장 회원권 등등 아예 0원의 보상으로 일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원래 골프, 도박, 유흥업소, 마약 등은 하지 않으니 별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김범수 창업자가 재단까지는 좋은 일을 하는 거니 무보수로 하는 게 말이 되지만 여긴 회사인데 어떻게 그러냐고 했고 저는 제가 소개해주는 천주교 바보나눔이나 기독교 기아대책 그리고 자폐 연구를 하는 하버드 의대와 MIT 의대에 김범수 이름으로 기부를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9월 22일 첫 출근을 하였는데...
2) 첫 번째로 남녀 직원의 중위 소득을 점검하였습니다. 거의 동일하였고... 문제없이 통과.
그런데 이후의 사항은 보면 볼수록 화가 납니다.
담당 직원이 30명도 안되는 관리부서 실장급이 더 경력이 많은 시스템이나 개발부서장 연봉의 2.5배나 되는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 20억 원이 넘는 초고가 골프장 법인회원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공동체 골프회원권 현황을 보고하라는데 계속 미적댑니다. 호통을 치고 계속 요구를 하는데 결국 한 달 가까이 되어서야 보고를 합니다. 일단 해당 관리부서장 초고가 골프회원권부터 반납을 지시. 그리고 전체에 대해 조정 및 매각 시작
직원들 휴양 시설은 1년에 2박도 못 갈 정도로 열악 ㅠ 불필요한 골프 회원권을 매각하고 매각 대금으로 직원 휴양 시설 회원권 대규모 매입 지시. 인기는 없고 비싸기만 한 회원권은 우선 40억 원 넘게 매각 시작
보육 시설은 판교에는 다른 회사보다 좋고 많은 시설을 유지 중인데 제주도는 회사에 따라서 차별을 하고 있었고 다른 근무지에는 아예 없음. 노조위원장께서 주신 문제를 반영하고 복리후생비 현황 조사 후 대책 마련 지시.
평가 및 보상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는데 성과급의 가시성 확보, 상후하박 구조 개편 등 12월부터 TF 시작해서 내년도 제도 마련 중
법인카드는 모두 클린카드로 변경해서 12월 1일부터 시행
SM 사태, 압수수색 등 정신없는 와중에도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는데... 건축과 장비에 관한 제보는 계속 들어오고...
일단 신규로 시작할 제주도 본사 땅에 지을 ESG 센타에 대한 관련 임원 및 부서장 회의를 소집했습니다
3) 제주도 JDC 내 카카오 본사 부지는 무려 2008년에 매입하여 다음 캠퍼스를 만들려다가 닷1, 닷2 건물만 완공하고 카카오와의 합병으로 닷3가 빈 땅으로 남아있는 곳이었습니다. 총 부지는 38,000평이나 됩니다.
당연히 아무런 개발도 안 하고 방치한 부지에 대한 경고장이 계속 왔었고 제대로 개발을 안 할 경우 회수하겠다는 공문까지 온 상태였습니다.
기존 개발 계획은 워케이션 센타였는데 문제는 카카오 그룹 내에서 1개 회사만 워케이션 센타에 대한 이용 의사를 밝혔다는 것입니다. 제주도에도 도움이 안되고 회사에도 도움이 안되는 시설을 위해 1,000억 원이 넘는 공사비가 투입되기 직전이었습니다.
새로 기획을 하고 제주도에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제주도에 도움이 되는 지역상생형 디지탈 콘텐츠 제작센타를 만들어서 지역 인재를 대규모로 고용하고 지방대 학생들을 위해 운영 중인 카카오 테크 캠퍼스의 헤드 오피스를 제주도로 옮기고 장애인 예술단체가 연습하고 공연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장애인과 같이 일하는 체험센타도 만들기로 했습니다.
카카오 그룹의 미고용 장애인 200명(중증 기준 100명)을 제주도에 팀을 만들어서 우선 채용하고 운영하기로도 했습니다.
제주도 JDC에 가서 이사장님 이하 분들께 인사도 드리고 내일 판교 본사로 오시기로 했습니다.
건설 추진 조직은 마침 12월에 판교 고기리에 오픈하는 카카오 AI캠퍼스 건축팀 28명이 투입되면 되는 상황인데...
4) 문제의 제주도 회의
참석자 : 7명 (모두 임원, 부서장)
제가 내년 1월에 시작될 제주도 프로젝트에 금년 12월에 완공되는 카카오 AI캠퍼스 건축팀 28명(모두 카카오 스페이스 직원)을 투입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시기적으로도 맞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실력도 제주도 프로젝트를 하기에 오히려 상급 실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뜬금없이 그 팀은 제주도에서 싫어할 거고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고 한 명의 임원이 주장합니다.
그 정해진 업체를 어떻게 정했냐니까 그냥 원래 정해져있었다고 합니다. 결재/합의를 받았냐니까 그건 없고 그냥 원래 정해져있었다고 앵무새처럼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설계가 변경되어서 건물은 좀 오래 걸릴 것 같은데 조경공사부터 시작하면 안 되겠냐고 합니다.
거의 10분 정도 언쟁이 계속되었고 아무말도 안 하고 있는 다른 임원들을 보다가 분노가 폭발했습니다.
이게 말이 되냐? 이건 다른 회사는 상상도 못하는 일 아닌가? 어떻게 7~800억이나 되는 공사업체를 그냥 담당 임원이 결재/합의도 없이 저렇게 주장하는데 모두들 가만히 있는가? 그동안 문제라고 생각했던 다른 사례 2가지를 모두에게 이야기하며
이런 개병신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
내가 지금 내가 아는 다른 업체를 쓰라는 것인가? 회사에서 이미 고용을 하고 있는 팀을 쓰라는 거잖나? 내부 팀이 있는데 외부 업체를 추가 비용을 들여서 결재도 없이 쓰자는 게 말이 되는가?
조금 후 제가 너무 화를 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특히 개병신이라는 용어를 쓴 것에 사과한다고 3번 정도 이야기를 했습니다.
특정인에게 이야기한 것도 아니었고 반복적으로 지속적으로 이야기한 것도 아니었고 업무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나온 한 번의 실수였습니다.
그에 따르는 책임은 온전히 제가 지겠습니다. 이걸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판정하면 그걸 따라야 합니다. 그러면 부정 행위자에게 시정명령을 내릴 수도 없고 인사 조치를 할 수도 없습니다.
이제 판단은 이 글을 보시는 분의 몫입니다. 감사합니다.
천예령 기자 cjsthek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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