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이 유격수 복귀를 위해서는 송구 실책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혜성은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에리에나 호텔 임페리얼홀에서 열린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가 공동 제정한 '2023 조야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헤파토스 상을 받았다. 지난달 27일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2루수 부문 수비상, 지난 1일 열린 '2023 마구마구 리얼 글러브 어워드' 2루수 부문 수상에 이어 벌써 세 번째 시상이다.
올 시즌 타율 0.335 7홈런 57타점 104득점 25도루 OPS 0.842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6년 연속 20도루 이상을 기록했고, 전년도보다 3루타를 제외한 대부분의 타격 지표에서 발전을 이뤘다. 타자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도 6.19로 한화 이글스 노시환에 이어 2위에 올랐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도 승선했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2023 등 굵직한 국제 대회도 경험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표팀 주장을 역임하며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힘을 보탰다. APBC 2023에서도 대표팀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다.
내년 시즌부터는 키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 KBO리그 최고의 타자이자 올 시즌 키움의 주장을 역임한 '입단 동기'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하며 팀을 떠났고, 김혜성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2024시즌은 올해 최하위로 시즌을 마쳤던 키움과 개인적인 목표를 설정한 김혜성에게도 중요하다.
김혜성은 최근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싶다는 목표를 드러냈다. 1일 마구마구 리얼 글러브 어워드가 끝나고 김혜성은 "내년에 실력을 키워서 떳떳하게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야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이 끝난 뒤에는 "메이저리그는 꿈이다"라고 밝혔다. 키움 출신 빅리그 선배 김하성은 지난달 골드글러브 기자회견에서 "내가 생각하기에 다음에 메이저리그로 올 내야수는 김혜성이다"라고 말했다.
내년 시즌 김혜성은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바로 포지션 변경이다. 김혜성은 유격수 복귀를 원하고 있다. 김혜성은 조야제약 시상식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유격수를 좋아하기 때문에 감독님께 어필하고 싶다"며 "유격수로 뛰고 싶다고 말씀드리려고 한다. 유격수가 제일 좋고, 내가 느끼기에 유격수가 가장 멋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시상식이 끝난 뒤 김혜성은 곧바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보여진다. 키움 관계자는 5일 마이데일리와 통화에서 "김혜성 선수가 시상식이 끝나고 홍원기 감독과 면담을 진행했다.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여쭤보진 않았는데 포지션과 관련한 것, 개인적인 목표 등 선수의 생각을 듣는 자리로 보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김혜성은 유격수를 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데뷔 시즌이었던 2017년부터 유격수로 조금씩 경기를 출전했다. 물론 당시에는 김하성이 있었기 때문에 주전 유격수를 맡지는 못했으나,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떠난 2021년 드디어 풀타임 유격수 출전 기회를 받았다. 2021년 키움의 유격수를 책임진 김혜성은 프로 데뷔 후 첫 3할 이상 타율을 올리며 골든글러브까지 차지했다.
그러나 김혜성은 유격수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 시즌 김혜성을 다시 2루수로 보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김혜성은 2루에 정착했고, 골든글러브를 획득하며 KBO리그 최초 유격수와 2루수 '황금 장갑'을 모두 손에 넣었다. 올 시즌에도 김혜성은 올 시즌 신설된 투표 점수 75점과 수비 기록 점수 20점으로 총점 95점으로 KBO 수비상 2루수 부문을 차지했다.
유격수 복귀를 원하는 김혜성에게 관건은 수비다. 2021시즌 김혜성은 유격수로 113경기에 나서 29개의 실책을 범했다. 2루수로도 39경기를 뛰며 6개의 실책을 저질렀는데 총 35실책으로 2004년도 이후 17년 만에 30실책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당연히 KBO 단일시즌 최다 실책의 불명예를 떠안았다.
특히 송구 불안이 발목을 잡았다. 김혜성은 중학교 시절까지 사이드암 투수였기 때문에 송구하는 데 있어서 습관적으로 사이드 송구가 나왔다. 2루수와 1루수의 거리는 가까워 이러한 문제가 노출되지 않았으나, 거리가 상대적으로 떨어진 유격수에서는 송구 실책이 많이 나왔다.
김혜성이 송구만 제대로 잡힌다면 유격수로서 전혀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혜성의 장점은 빠른 발이다. 주력이 훌륭해 수비 범위도 매우 넓고 때때로 슬라이딩 캐치 혹은 다이빙 캐치 등 호수비를 선보이기도 한다.
과연 김혜성이 내년 시즌 어느 위치에서 수비를 펼칠까. 유격수일지 2루수일지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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