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클린스만호'가 아시안컵 최종 평가전에서 두 가지 숙제를 떠안았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한국 대표팀은 6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각) 뉴욕유니버시티 아부다비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 대표팀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최종 평가전에서 전반 40분 터진 이재성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 파격적인 라인업, 손흥민·김민재 등 벤치에서 시작
위르겐 클리스만 감독은 파격적인 라인업을 내세웠다. 귀국을 거치지 않고 2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바로 합류한 해외파 선수들을 모두 제외했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과 백업 선수들의 점검이 한꺼번에 이뤄졌다.
센터백에서는 김민재가 빠졌으며 미드필더 이강인, 황희찬이 모두 벤치에서 시작했다. 대표팀 주장이자 핵심 선수인 손흥민도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도 조규성이 아닌 오현규가 선발로 출전했다.
한국 대표팀은 4-2-3-1 포메이션을 나섰다. 김승규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고, 설영우-정승현-김영권-이기제가 포백을 형성했다. 중원에는 박용우와 황인범이 나섰고, 2선은 홍현석-이재성-정우영으로 구성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오현규가 맡았다.
◆ 다이렉트 공격 전개에 당황한 수비진
주전 수비수 김민재가 빠지자 대표팀 수비진은 이라크의 다이렉트한 롱패스와 역습, 세트피스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라크는 전반전 초반 대표팀 뒷공간을 향한 롱패스와 스루 패스를 시도했고, 높은 위치에서 볼을 탈취해 역습을 진행했다.
전반 3분 만에 한국 대표팀은 위기를 맞이했다. 정승현의 뒷공간을 파고든 이브라힘 바예시가 스루 패스를 받아 김승규 골키퍼와 1대1 찬스에서 슈팅까지 연결했다. 다행히 김승규 골키퍼가 각을 잘 좁혀 막아냈고, 2차 선방까지 해냈다.
한국 대표팀은 전반 14분 다시 이라크에 슈팅을 내줬다. 왼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프리킥이 올라왔고, 이라크 수비수 나틱은 뒤로 돌아갔다. 한국 대표팀은 나틱을 놓쳤고, 발리 슈팅까지 허용했지만 김승규 골키퍼가 막아냈다.
대표팀은 이 부분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아시안컵 본선에서도 일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호주를 제외하면 모두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인 팀을 만나게 된다. 조별예선에서 만나는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도 마찬가지다.
아마 대부분의 팀들은 한국을 만나면 이라크와 똑같은 전술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계속해서 수비진 뒷공간으로 다이렉트한 롱패스를 시도하고, 볼을 뺏어낸 뒤 역습을 진행할 것이다. 세트피스도 만반의 준비를 다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전에서 맞은 예방 주사를 통해 역습과 뒷공간을 향한 롱패스에 대비해야 한다. 또한 세트피스 수비도 중요하다. 약팀은 강팀을 상대할 때 세트피스가 주무기가 되는데, 대표팀은 이라크에 위협적인 세트피스를 헌납하기도 했다.
◆ 올라섰던 후반전, 뒤에 남은 수비는 단 5명
후반전, 클린스만 감독은 5명을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재성, 오현규, 홍현석, 정우영, 정승현을 빼고 전반전에 아껴둔 손흥민, 조규성, 황희찬, 이강인, 김민재를 대거 투입했다. 투입 효과는 확실했다. 대표팀은 후반전 시종일관 이라크를 몰아붙였다.
득점에 가까운 상황도 만들었다. 후반 30분 손흥민이 골키퍼를 제친 뒤 컷백 패스를 시도했고, 중앙에서 황희찬이 빈 골대를 향해 슈팅했으나 아쉽게 수비수에 막히고 말았다. 후반 38분 이강인의 코너킥에 이은 박용우의 헤더 슈팅도 골대 위로 벗어났다.
그러나 위험한 상황도 있었다. 대표팀은 후반전 득점을 위해 공격에 치중하며 뒤에 수비 숫자가 매우 부족했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이라크는 롱패스로 응수했는데, 공격에 치중한 나머지 이라크의 역습에 실점 위기까지 맞이했다.
후반 34분 이라크 라산에게 내준 유효슈팅이 상황을 잘 설명해준다. 후방에서 롱패스를 받은 라산이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에서 볼을 잡았을 때 대표팀 수비는 이기제, 김민재, 김영권, 김태환, 박용우 5명 밖에 없었다.
다행히 슈팅이 김승규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지만, 개인 능력이 좋은 공격수에게 걸렸다면 충분히 실점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대표팀은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하는 속도를 높여야 한다. 너무 많은 미드필더가 전진할 필요도 없다.
대표팀에 남은 시간은 이제 8일이다. 충분히 전력을 가다듬고 실전에 나서야 한다. 이번 아시안컵은 많은 팬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64년 만에 아시아 왕좌의 자리를 노린다.
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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