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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저는 ONLY 롯데였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이적생 포수 유강남(32)은 ABS 도입으로 뜻하지 않게 화제의 중심에 섰다. KBO가 ABS 도입을 발표하면서 프레이밍 무용론이 제기됐다. 유강남은 KBO리그 포수들 중 프레이밍 능력이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2022-2023 FA 시장에서 4년 80억원에 이적하면서, 그 가치를 인정을 받았다.
ABS는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기 어렵다. 단, 현장에선 프레이밍은 여전히 중요할 것이라는 얘기를 한다. 단순히 스트라이크 콜을 떠나서 포수가 강하게, 제대로 공을 잡아줘야 투수의 안정감, 능률, 신뢰도가 올라간다는 설명이었다.
그런데 유강남의 가치는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서울 출신이지만 부산에 잘 적응한 건 특유의 붙임성 있는 성격 덕분이다. 롯데 유튜브 채널 자이언츠 TV는 21일 전준우, 정훈, 김상수, 노진혁, 유강남의 ‘식사 토크’를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선배들의 유강남 칭찬이 이어졌다.
유강남은 1년 전 협상 과정을 떠올리며 “저는 ONLY 롯데였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에 와서 부산의 정을 느꼈다”라고 했다. 또 다른 이적생 김상수도 롯데에 와보니 “말할 수 없는, 그런 끌림이 있다”라고 했다.
유강남은 “적응하는데 형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런 부분 덕분에 적응을 잘 한 것 같다. 엇나가지 않게 잘 품어 주셨다”라고 했다. 물론 웃으며 “제가 좀 잘 한 것도 있고”라고 했다. 이 얘기는 빈말이 아니었다.
전준우는 “강남이가 싹싹하다. 선배들에게 잘한다. 실력이 있고 큰 돈을 받고 왔으면 소위 말하는 ‘내가 낸데’ 이런 게 있을 수 있는데, 강남이는 그런 게 전혀 없다. 자기 포지션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선배들이 예뻐한다”라고 했다.
사실 정훈은 과거 유강남과 한 때 서먹했다고 했다. LG 트윈스전서 확연한 볼인데 유강남 특유의 프레이밍으로 삼진을 당한 적이 있었기 때문. 정훈이 유강남에게 “들어왔나”라고 하자 유강남은 “이만큼까지 잡아줬다”라고 했다.
유강남은 “훈이 형이 그때부터 내 인사도 안 받아줬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젠 한솥밥을 먹으며 다시 정을 쌓는다. 정훈은 “쟤하고는 인사도 안 해야겠다”라고 하더니 “인사를 안 받아준 게 아니라 그 다음부터 내가 경기를 못 나갔다”라고 했다. 개그로 승화하며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풀었다.
유강남이 알고 보니 포수로서 성격이 좋고, 롯데 선수들을 사로잡았음을 알 수 있다. 첫 시즌은 121경기서 352타수 92안타 타율 0.261 10홈런 55타점 45득점 OPS 0.726 득점권타율 0.276. 생산력을 좀 더 발휘해주면 금상첨화지만, 롯데 안방마님으로서 이미 든든한 존재감을 쌓았다. 앞으로 3년 더 롯데 안방을 이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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